[다저스타디움=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훌륭해 보이진 않더라도 이게 최선의 조합이다.”
22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를 앞둔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선발 출장하는 외야수 3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매팅리 감독은 필라델피아 선발이 좌완 클리프 리에 대비해 스캇 밴 슬라이크-맷 켐프-야시엘 푸이그 등으로 외야라인을 짰다. 대신 칼 크로포드, 안드레 이디어 두 좌타자가 벤치에 머물렀다.

다저스로선 상대가 좌투수를 선발로 세울 때 늘 사용하는 라인업이다. 그런데 왜 매팅리 감독은 굳이 ‘훌륭해 보이지 않더라도’ 라는 표현을 썼을까.
전날까지 클리프 리에 대한 상대전적에 답이 있다. 맷 켐프는 15타수 1안타(.067), 야시엘 푸이그는 7타수 1안타(.143), 스캇 밴 슬라이크는 5타수 무안타. 굳이 우타 좌타 가릴 상황이 아닌 셈이다.
결과는 기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클리프 리를 상대로 푸이그 3타수 1안타, 켐프 3타수 1안타, 밴 슬라이크 3타수 무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다저스 타선의 침묵은 곧 클리프 리의 호투를 의미했다. 바로 전 등판인 1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시즌 2패째(2승)를 당했던 클리프 리는 이날도 다저스 타선을 완벽하게 눌렀다.
1회에만 주자를 2루까지 진출 시켰을 뿐 이후에는 다저스 타자들이 득점권에 가지 못했다. 2회 무사 1루 이후 8회 2사까지 20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9회부터 마운드를 넘겨 주고 물러날 때까지 8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탈삼진은 10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거두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이 사이 필리스 타선도 점수를 보탰다. 1회 1사 1,2루에서 카를로스 루이스가 2타점 적시 2루타로 2-0으로 앞선 뒤 5회 2사 1루에서는 라이언 하워드가 우월 투런 홈런(시즌 5호)으로 점수를 벌렸다. 하워드는 전날 콜로라도 로키스 전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
선제타점의 주인공 카를로스 루이스는 5-0으로 앞선 9회 쐐기 2점 홈런으로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3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다저스 선발 폴 마홀름은 5회 2사 후 라이언 하워드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5이닝 동안 8피안타 3볼넷으로 5실점(4자책점)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다저스는 클리프 리의 호투에 밀려 이렇다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완패했다. 시즌 첫 영패였다. 다저스는 12승 8패가 됐고 필라델피아는 9승 10패로 승률 5할을 눈 앞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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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