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은선(서울시청)의 첫마디는 "낯설어요"였다.
다음달 14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리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나설 여자 축구 대표팀이 22일 파주 NFC(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이날 대표팀에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박은선이 합류했다.
박은선은 "기분이 이상하다. 묘한 상황이다"라면서 "하지만 부담이 되지 않는다.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그동안 방황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부족하겠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겨울에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소속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 부터 후배들까지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박은선은 잦은 팀 이탈로 최근 몇 년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는 성정체성 논란으로 마음고생까지 했다. 심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박은선은 올 시즌 WK리그 6경기에서 7골을 뽑아내며 발군의 기량을 뽐내왔다.
박은선은 아시안컵 경쟁국들의 견제에 대해서는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 혼자가 아니라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나에 대한 자격시비를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과거 중국이 박은선의 성별을 문제 삼으며 트집을 잡은 적이 있다. 2010년 중국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상루이화 당시 중국 감독이 "박은선이 아시안컵에 참가하면 AFC에 성별 검사를 요청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당시 중국은 '성별 확인' 항목 중 "여성 선수의 성 검사가 필수는 아니지만, 성별에 대한 의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AFC가 추가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먹였다. 그래서 한국은 분위기 진작 차원에서 박은선을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게 됐다. 국가 인권위의 도움으로 여자 축구 선수로 다시 일어섰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확고했다. 아시안컵 목표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동안 내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것들에 대한 보담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시안컵 우승을 하고 내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월드컵서도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일본이 우승을 하기도 했는데 우리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박은선은 "대표팀의 새로운 트레이닝복을 입었는데 엠블럼이 정말 무거운 것 같다. 긴장도 많이 되지만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겠다.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축구로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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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