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첫공개..꽃미남 왕의 24시간 생존기 오락사극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4.22 17: 11

영화 '역린'(이재규 감독)이 매력적인 왕 정조의 24시간 생존기를 다룬 오락사극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역린'은 22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상반기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인 만큼, 그 실제 모습에 관심이 쏠렸던 바다.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24시간을 그린 작품. 영화의 모티프는 1777년 7월 28일에 벌어진 정유역변이다. 영화는 정조 암살이라는 카운트 다운에 맞춰 그 흐름에 따라간다.
참고하자면, 정유역변은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 정조가 서고이자 침전인 존현각에서 평상시처럼 책을 읽고 있었는데 지붕 위에서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렸고, 이를 수상히 여긴 정조가 곧 홍국영을 불러 수사해 자객이 지붕 위에 침투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벌한 사건이다. 최성현 작가는 이 정유역변에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의 운명을 모티프로 해 '역린'을 탄생시켰다.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우선 군 제대 후 이 작품으로 컴백을 알린 현빈은 기대에 부응한다. 현빈의 정조는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선보여 온 정조보다 풍성하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끊임없이 암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 젊은 왕 정조는 현빈을 만나 새로운 그림이 그려졌다.
왕으로서의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암살 위협에 온 감각을 살려놓은 정조. 그런 예민한 인물은 현빈에게서 '등근육'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섬세하게 잘 살려진 근육, 날카롭게 느낌을 달리하는 눈빛 등으로 표현됐다. 감정 표현의 폭이 크지 않아 다양한 표정이 불가능함에도 그의 눈빛과 동작에서 고통, 불안, 초조, 슬픔, 분노 등이 색깔을 달리하며 드러난다. 단순히 몸 좋고 잘 생긴 정조에서는 한 발짝 나아갔다.
무엇보다도 정조는 무에 능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최고의 살수 못지 않은 검술을 선보이며 화려한 액션을 과시한다. 이 정조의 현란하고 강인한 액션이 생존을 위해 다져졌다는 것이 키 포인트다. 
영화는 단순히 정조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24시간 정조의 생존 게임을 두고 그 주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에게도 시선을 집중하는데, 크게 현빈-정재영-조정석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정재영이 분한 상책이라는 인물은 정조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며 왕의 서고를 관리하는 내시. 조정석은 어려서부터 잔혹할 킬러로 길러진 살수다. 이 셋은 영화 속에서 크게 삼각형 구도를 이루며 갈등하고 대립하고 조화를 이룬다. 상책과 살수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다.
영화는 여러 대립 관계를 보여주는 데 이 속에서 흥미로운 쌍은 홍국영(박성웅)과 구 장군(송영창)이고, 여기에 한지민이 아름다움 속에 가시를 지닌 정순왕후로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홍씨(김성령)와 서로를 할퀸다. 조재현이 고아들을 모아 살수로 길러내는 비밀 살막의 주인 광백으로 분해 '정도전'과는 전혀 다른 존재감을 선보인다. 영화의 큰 재미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등을 만든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재규 감독의 첫 영화. 그런 이유에서인지 편집이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모습 등에서 사극 영화보다는 사극 드라마에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영상은 CF를 보는 듯 스타일리시하고 후반부는 무협액션극을 보는 듯 하지만 짜임새가 촘촘하지 못해 중간 중간 지루함을 안기는 것도 사실. 스토리 자체가 보다 탄탄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작품성 보다는 오락성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한 작품이다.
한편 '역린'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왕의 노여움을 뜻하는 말이다. 역린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는다.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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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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