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덜미 잡힌 불륜..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04.22 17: 33

JTBC 월화드라마 ‘밀회’ 김희애와 유아인의 불륜이 대대적으로 발각되면서 등장인물 누구나 마음이 편치 못한 입장이다.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
‘밀회’는 오혜원(김희애 분)과 이선재(유아인 분)의 19살 연상연하 불륜을 그리며 애틋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10회 방송에서 둘의 관계가 혜원 남편 강준형(박혁권 분), 선재 친구 박다미(경수진 분)은 물론 서한 예술재단 사람들에게도 차례로 발각돼 아슬아슬하던 균형은 깨져버렸다.
불륜으로 만난 혜원과 선재의 사랑은 안타깝고도 애틋하다. 잘못 된 사랑이 분명한데도 서로를 감싸며 절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질타보다는 연민을 이끌어내고 있다. 혜원은 어려서부터 연애를 멀리하고 준형과도 형식적인 결혼을 한 상태. ‘쇼윈도 부부’로 만족하던 혜원은 하필이면 남편의 학생인 선재에게 처음으로 불타는 사랑을 느꼈다. 모든 더러움은 자신이 끌어안겠다고 했지만, 불륜이 발각된 이 시점에서 일도 사랑도 가정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 혜원을 사랑하는 선재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 천재 피아니스트로 떠오른 그는 이제 성공의 기로에 섰지만, 젊은 혈기에 뻗어나가는 감정은 성공보다는 사랑을 갈구한다. 이제 겨우 음악인으로서 인정 받기 시작한 그가 ‘선생님과의 불륜’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보수적인 클래식 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매번 위기에 발을 동동 구르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해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마냥 이 두 사람을 응원할 수 없는 이유는 불륜의 최대 피해자인 준형에게 있다. 그에게 있어 아내 혜원과 제자 선재는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존재. 재단의 부 대표 자리에 오른 혜원과 천재 제자 선재는 준형에게 있어서 날개와 같은 인물들이다. 준형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며 뒷조사도 하고, 사주풀이도 하는 등 오랜 시간 걱정을 해왔다. 불륜 사실을 확신하면서도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도 못하는 그를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외에도 ‘밀회’에는 행복하기 힘든 사람이 많다. 선재를 짝사랑해왔던 다미 역시 이를 갈며 혜원의 뒤를 쫓는 중. 재단 사람들은 불법 경영으로 경찰에 연행되는 가운데 각자의 이기심으로 혜원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과연 이들 중 누군가는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
밀애를 지속하며 겨우 유지하고 있던 균형이 깨진 시점에서 ‘밀회’는 멈췄다. 11회 방송과 함께 이 긴장감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회 예고편에서는 “괜히 남들에게 들키지 말고 이쯤에서 끝내”, “아직은 나만 알고 있겠다” 등의 말로 협박하는 누군가의 목소리와 “정신 못 차리도록 사랑한다”며 울먹이는 선재의 모습이 담겨 몰입도 높은 방송을 예고했다.
한편 ‘밀회’는 진도 여객선 짐몰사고에 애도하며 지난 21일과 22일 방송 결방을 확정했다.
sara326@osen.co.kr
‘밀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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