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클레이, 또 조기강판…깊어지는 부진의 늪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2 22: 01

한화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26)가 또 조기에 교체됐다. 부진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클레이는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째. 팀이 2점을 먼저 선취한 가운데 홈런 두 방을 맞고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최소 이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내내 위태위태한 피칭이었다. 1회 삼진 2개를 잡았지만 오재원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맞았다. 2회에도 홍성흔의 잘 맞은 라이너 타구도 중견수 펠릭스 피에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한숨 돌렸다. 3회에도 첫 타자 민병헌의 펜스 상단을 향하는 타구도 피에가 점프 캐치로 건져내는 등 수비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운은 오래 가지 않았다. 클레이는 후속 오재원과 승부에서 풀카운트 이후 3연속 파울 커트에 이어 볼넷을 허용하며 불길한 징조가 시작했다. 이어 김현수와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8구째 142km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돼 비거리 125m 중월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직구의 힘도 떨어지는 데다 높은 코스로 몰리고 말았다.
클레이는 뒤이어 나온 호르헤 칸투에게도 4구째 141km 직구가 가운데 높게 향했고, 결국 비거리 120m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클레이가 연타석 홈런으로 흔들리자 4회부터 한화 마운드에는 이태양이 구원등판했다. 클레이의 총 투구수는 67개로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지만, 더 이상 구위가 통하지 않는다는 게 한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이날 클레이는 직구(37개)를 중심으로 커터(18개) 커브(5개) 투심(4개) 체인지업(3개) 순으로 다양하게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였지만 대부분 140km 안팎에 머물렀다. 날카롭게 휘어지는 커터 외에는 이렇다 할 결정구가 없었다. 커브의 움직임이 좋았지만 활용도는 미미했다. 구위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해 파울로 커트 되기 일쑤였고, 결국 실투가 증가하고 말았다.
이로써 클레이는 시즌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65를 마크하게 됐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4경기 연속 승리없이 2패만 안았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교한 제구는 없고, 투구수가 증가할수록 구위가 떨어진다.
한화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유창식·송창현 등 토종 투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클레이와 앤드류 앨버스 두 외국인 투수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클레이의 경우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고 있어 보완책이 만만치 않다. 가뜩이나 불펜이 약한 한화이기에 핵심 선발이 되어야 할 클레이의 부진이 뼈아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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