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울, 만리장성 넘어야 반전 희망 잡는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4.23 09: 56

"무조건 승리다."
최용수 감독도, 선수들도 각오가 비장하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F조 조별리그 최종전 베이징 궈안(중국)과 경기를 앞둔 FC서울의 각오다. 현재 2승 2무 1패(승점 8)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있는 상황이라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지만, 최 감독과 선수들의 눈에는 오직 승리만을 향한 독기가 서려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 서울이 처해있는 상황은 말 그대로 위기다. 1승 3무 5패(승점 6)로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11위. 2012시즌 리그 우승, 2013시즌 ACL 준우승팀의 자존심은 사정없이 곤두박질쳤다. 극도의 부진 속에서 최 감독은 답답함에 목이 타들어갔고,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데얀과 하대성의 공백으로 인한 부진이 찾아오리라는 것은 모두가 예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빈 자리가 이토록 클 줄은 미처 몰랐다. 리그 9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만을 거둔 지금의 서울은 지난 시즌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에 빠졌을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베이징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리그에서 꼬인 실타래를 베이징전 승리를 통해 풀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승리에서 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중요하다. 기분 좋게 승리를 거둬 ACL 16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서울로서는 기나긴 부진을 떨쳐내는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경기를 되짚어보면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골 결정력이다. 하파엘 코스타와 에스쿠데로, 윤일록이 분전하고 있지만 득점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절호의 득점 기회에서도 골대 불운이 이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한 골만 제대로 터져준다면'하는 기대감이 있다. 감각은 살아있기에, 한 골만 제대로 터져준다면 충분히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맞대결 상대인 베이징이 서울에 좋은 기억을 안겨준 팀이라는 점도 반갑다. 서울은 지난 시즌 ACL 16강에서 베이징을 만나 1, 2차전 합계 3-1(0-0, 3-1)로 승리한 바 있다. 베이징전 승리로 상승세의 물꼬를 텄던 지난 시즌 생각이 절로 나는 대목이다.
오는 27일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를 앞둔 서울로서는 베이징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 리그 부진의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ACL은 평소와 다른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16강 진출이 올 시즌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과가 됐을 때 선수들에게 K리그와 연결시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하다"는 최 감독의 각오처럼, 서울이 베이징전 승리로 극적인 반전의 희망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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