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들리는 김상수(삼성 내야수)의 목소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김상수는 22일 대구 LG전서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김상수의 존재는 단연 빛났다. 그는 5회초 무사 1,2루 위기서 손주인의 타구를 잡은 뒤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글러브 토스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선보였다.
삼성은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김상수의 활약을 앞세워 LG를 8-1로 격파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김상수가 타격뿐만 아니라 5회 어려운 타구를 병살처리한 게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상수는 이날 밤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한수 타격 코치님과 함께 지난해의 좋았던 모습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던 큰 도움이 됐다"며 "김한수 코치님의 조언 이후 NC 3연전부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상수는 7-1로 앞선 8회 시즌 첫 대포를 가동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상수는 LG 세 번째 투수 신승현과 풀 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직구(138km)를 받아쳐 125m 짜리 좌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 그는 "점수차가 났었고 직구 승부가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한가운데로 몰린 것 같다"겸손하게 첫 홈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비거리 125m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김상수는 지난해 거포 본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7차례 손맛을 만끽했다. 올 시즌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 치울까. 그는 "홈런보다 부상없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 다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몸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시즌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하는 게 목표"라고 대답했다.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와의 키스톤 콤비 또한 완벽에 가깝다. 5회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호수비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수는 "운좋게 타구가 글러브 안에 들어왔고 나바로에게 공을 띄워줬는데 잘 처리해줬다"면서 "언어는 다르지만 호흡은 잘 통한다. 서로 잘 도와가며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송구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좋아졌다. 또한 "수비할때 다소 소극적인 자세도 보완할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삼성의 대체 불가 선수인 김상수에게 만족이란 없다. 항상 자신을 낮추고 배우려는 자세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경기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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