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김기태, 감독 시장도 요동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24 06: 13

지난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김기태(45) LG 감독이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라는 강수를 던졌다. LG의 상황은 물론 프로야구 감독 시장에도 큰 후폭풍이 일어날 전망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23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감독은 이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초 스트레스성 장염이 원인으로 알려졌으나 김 감독은 지난주부터 자진사퇴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이날 경기에 앞서 결단을 내렸다.
LG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대행 체제로 당분간 팀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이나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혼란기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LG의 올해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은 LG로서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LG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김기태’라는 한 명의 젊은 지도자가 시장에 나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기태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일본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LG 감독 부임 후 2년 만에 팀 색깔을 확 바꾸며 가을야구의 꿈을 실현시켰다.
야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확실하고 무엇보다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에서 큰 호평을 받아왔다.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느슨했던 LG의 조직력을 다잡았다. 보통 젊은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김 감독은 그런 일도 없었다.
아직 감독 경험이 풍부하다고는 할 수 없어 능력이 100%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야구계는 김 감독의 자질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꽤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김 감독의 가치를 키운다. 올해로 선동렬 KIA 감독, 이만수 SK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의 계약이 만료된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성적에 따라 거취가 요동칠 수 있다. 유임되는 감독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되는 팀들은 김기태 감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구단 내부에서 차기 감독감을 키우는 분위기도 읽히지만 상황에 따라 후보 선상에 올려둘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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