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8경기' 성적조급증이 불러온 김기태 감독 사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23 22: 14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LG는 23일 대구 삼성전이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이 최근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했다"고 밝혔다. 2012년 LG 사령탑에 앉은 김기태 감독은 임기 3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LG는 김기태 감독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조계현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올 시즌 LG는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이어왔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계속된 연장 경기에서도 패배가 많아지면서 결국 6연패에 빠지는 등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했다. 23일 기준 성적은 4승1무13패. 9개 팀 중 9위로 최하위에 쳐져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LG는 아직 18경기를 치른 데 불과했다. 시즌 패넌트레이스 128경기 중에서 14%만이 진행됐는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로 감독이 사퇴라는 길을 선택할 정도의 압박을 받은 셈이다. 압박이 팀 내부인지 외부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최근 거세진 팬들의 비난을 팀에서도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즌 초반 팬들의 뜻에 휘둘리는 구단도 이해하기는 어렵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 감독들은 대부분 자진 사퇴라는 명목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최근 5년간 임기를 채우고 그만둔 감독이 없는 것을 볼 때 대부분 성적 조급증에 걸린 구단과 팬들의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두산을 준우승에 올려놓았으나 우승 기회를 날렸다는 이유로 경질되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지난해 팀을 2002년 이후 11번째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음에도 올해 성적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아직 시즌이 절반은커녕 20%도 진행되지 않은 4월이다. LG가 현재 최하위로 쳐져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순위는 남은 경기 동안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패배의 그늘이 짙다고 하기에는 남은 경기가 너무나 많다. 팀을 위해 스프링캠프 동안 짜놓은 계획이 아직 절반도 실행되지 않았는데 그 기회조차 빼앗긴 감독이다.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의문점이 든다.
autumnbb@osen.co.kr
목동=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