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니시 손놀림, 롯데 주루에 깊이 더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24 13: 02

올해 롯데 3루 주루코치로 모토니시 아츠히로(52) 주루·작전코치가 선다. 지바 롯데 코칭스태프로 재직했던 2013년 롯데는 모토니시를 잠시 주루 인스트럭터로 초빙했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정규 코칭스태프로 계약을 했다.
모토니시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외야수로 통산 15시즌을 뛰며 타율 2할5푼8리, 22홈런 240타점 373득점 75도루를 기록했다. 현역 시절에는 타격보다는 안정적인 외야 수비와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프로 3년 차였던 1989년에는 외야수로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했고 1994년에는 오릭스에서 신예 이치로 스즈키와 함께 뛰며 외야수비에 많은 영향을 줬다. 이후 지바 롯데와 라쿠텐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이번에 롯데에 합류했다.
부임 이후 모토니시 코치는 자신이 개발한 특별한 주루 연습을 통해 롯데 선수들을 단련시켰다. 지름 10m 정도의 원을 그리고 그 주위를 빠르게 달리는 훈련이다. 야구선수들의 달리기는 직선만큼 곡선도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롯데 선수들은 처음 접하는 훈련에 애를 먹으면서도 즐겁게 웃으며 훈련을 소화했다.

시범경기에서 모토니시 코치는 선수들에게 과감하고 적극적인 주루를 주문했다. 홈에 들어가기 다소 어려운 주자들도 일단 팔을 돌리고 봤다. 이는 시범경기라서 가능했던 일, 선수들의 주루능력과 홈 베이스터치 기량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정규시즌 들어서 모토니시 코치는 정확한 판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선수들에게 기본을 강조하는 장면이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은 롯데가 3회까지 9-1로 크게 앞서갔다. 2사 1루에서 정훈은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짧은 타구를 날렸고, 두산 좌익수 김현수는 앞으로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로 공을 잡았다. 이때 1루에 있던 김문호는 2루까지 뛰었다가 타구가 잡히는 것을 보고 속도를 멈췄다.
이 장면을 본 모토니시 코치는 3루 파울라인에서 김문호를 향해 격렬하게 손을 흔들었다. 빨리 3루까지 뛰라는 지시였다.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가며 모토니시 코치는 김문호와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김문호는 "김현수가 공을 놓칠수도 있으니 계속해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미 롯데가 크게 앞서있던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토니시 코치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않았다. 당장 눈앞의 스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적극적인 주루를 할 수 있도록 몸에 습관이 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문호 뿐만이 아니라 많은 롯데 선수들은 모토니시 코치에게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지적을 받았다. 한 선수는 "혼나지 않은 선수가 없다. (모토니시) 코치님 얼굴만 봐도 끝까지 집중해서 뛰게 된다"며 웃었다.
롯데는 꾸준히 적극적이고 세밀한 주루플레이를 보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과연 모토니시 코치가 롯데에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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