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3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실천이다.
김수현은 24일 사고로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고 구조된 학생 및 교사들의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3억 원이란 큰돈을 건넸다. 이제 막 한류스타로 떠오른 청춘 배우가 내놓은 이번 기부금은 큰 액수로 화제가 됐지만 그 때문에 귀감이 되는 건 아니다. 단순히 3억 원이란 액수를 떠나 기부처를 단원고등학교로 선택했다는 점, 또 기부금의 용도에 대해 남다른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여 더 의미 있다.
김수현 측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안타깝게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는 일과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충격을 받았을 학생과 교사 등이 하루 빨리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쓰였으면 한다"며 "희생자들도 안타깝지만 생존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신적·신체적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될 방안을 고민했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길 희망한다"고 이번 기부의 계기를 설명했다.

참사 직후 무거운 마음 가운데서도 일정상 중국으로 건너가야 했던 김수현은 일정 내내 고국의 사고 관련 뉴스에 몰두했다. 상당한 심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어떤 식으로 도움을 건넬 수 있을지 기부처와 방식 등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
참사 이후 이미 많은 스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들과 구조 현장에 힘을 보탰다. 배우 송승헌과 하지원, 차승원 등이 1억 원이란 큰 액수의 기부금을 건네며 애도를 표한 상황. 이밖에도 액수와 상관없이 정성을 베풀며 고통을 분담하는 스타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구세군과 사랑의 열매 등의 단체를 통한 사례가 가장 많다.
실제로 이들 외 다른 연예인들도 기부금을 내놓고 싶지만 가장 최선의 기부처나 방식 등에 대한 고민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황이 다급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해서 소중한 기부금의 사용처나 절차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덜컥 움직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가장 필요한 곳, 절실한 이들을 위해 쓰이기를 바라는 희망 때문.
그 가운데 김수현은 고민 끝에 무엇보다도 처참한 현장에서 목숨은 구제했지만 가족과 친구들을 잃은 슬픔으로 실의에 빠진 생존자들의 남은 날들에 주목했다. 물론 목숨을 잃은 사망자들의 추모도 선행되어야 할 일이지만 현재 신체적 심리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는 생존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고민이 돋보인다.
따라서 김수현의 이번 기부는 단순히 잘나가는 한류 신성의 기특한(?) 정성으로만 여기기엔 좀 더 특별하다. 액수보다도 자신의 기부금이 좀 더 실질적이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김수현의 진심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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