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24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몰랐다. 경기 초반에도 전혀 몰랐다. 어필 상황에서 조계현 수석 코치가 나오는 걸 보고 '왜 조계현 수석 코치가 나올까' 의아해 했는데 경기 후 송삼봉 단장을 통해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22일 LG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김기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나도 잠실구장에 가면 김기태 감독에게 보약 얻어 먹고 이번에 김기태 감독이 내 방에 왔을때 비타민 2알과 박카스 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 발표 이후 전화 통화를 시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통화 안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은 "아마도 전화기가 꺼져 있을 것"이라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 "경기에서 패한 뒤 식당가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될 수 있으면 손님들이 거의 없는 곳이나 칸막이 또는 방으로 된 식당을 찾는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은 "언젠가 조용필 씨가 한 토크쇼에 출연해 사람이 많은 식당에 가서 '아줌마, 여기 고기 2인분 추가요' 라는 말을 하고 싶다는 걸 본 적이 있다"고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흔히 '감독이 되면 외롭다'고 말한다. 류중일 감독 역시 "감독이 되니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김기태 감독이 얼마나 힘들었겠냐.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힘든 자리"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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