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2년 전부터 매년 새로운 토종 10승 투수를 배출해왔다. 지금은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은 노경은과 유희관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아직 만으로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노경은이 길었던 유망주 꼬리표를 뗀 것은 2012년이었다. 그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노경은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6월 6일 잠실 SK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부진할 경우 퓨처스리그로 내려갈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노경은은 멋지게 선발투수로 우뚝섰다.
이후부터는 승승장구했다. 선발로 자리를 잡으며 2012 시즌을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으로 마감한 노경은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4로 두산 마운드를 지킨 노경은은 180⅓이닝을 소화해 리그에서 토종 최다 이닝 투수라는 영예로운 타이틀도 얻었다.

지난 시즌 두산 마운드에 나타난 깜짝스타는 역시 유희관이다. 유희관 역시 한 해 전의 노경은과 마찬가지로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유희관은 10승 7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고 자신의 첫 풀타임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는 완전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유희관은 주변의 걱정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유희관은 현재 1.91로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문 1위 역시 유희관의 차지다.
두산의 선발진 다섯 중 넷은 이 둘과 외국인 선수 둘(더스틴 니퍼트, 크리스 볼스테드)로 채워졌다. 시즌 초 남은 한 자리는 이재우가 채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팀의 4일 휴식 일정과 우천취소 등으로 이재우는 기회를 잃었고, 이재우가 퓨처스리그에 내려간 사이 홍상삼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홍상삼은 24일 대전 한화전서 선발로 나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1055일 만에 선발로 투입된 경기에서 벤치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홍상삼은 향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후 송일수 감독도 홍상삼의 피칭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2년 연속 시즌 중에 로테이션에 합류한 선수가 10승을 만들어내는 기적 속에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올해는 홍상삼이 싹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혜성처럼 등장해 9승을 올렸지만, 1승이 모자라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는 못했던 홍상삼이 다시 찾아온 고정 선발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10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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