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26)이 타율 5할을 훌쩍 넘기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불을 뿜고 있다.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서도 이재원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재원은 23일 문학 NC 다이노스전에서 지명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5차례 타석에 나와 모두 출루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팀은 졌지만 이재원의 활약은 빛을 잃지 않았다. 이날 이재원은 7회 1사후 7-8로 추격하는 솔로 홈런도 터뜨렸다.
이재원의 활약상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17경기에 출장한 이재원은 47타수 24안타 타율 5할1푼1리 2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에 8타석 못 미치지만 시즌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장타율은 8할3푼에 달한다. 장타율과 출루율(.537)을 합친 OPS는 1.367이다. 득점권 타율은 3할5푼3리고 대타 타율도 6할6푼7리다.

이재원은 겸손했다. 23일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제 임무를 잘 알고 있다”며 지명 타자 출전과 대타 출전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감은 좋다. 좋은 감을 계속 잘 유지해야 한다. 사이판에서 배팅보다 스윙 위주로 연습 했던 부분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자타공인 왼손 투수에 특히 강하다. 올 시즌에도 왼손 투수 상대 13타수 9안타 타율 6할9푼2리. 그동안 왼손 투수 전문 대타로 많은 경기에 나왔던 이재원의 머릿속에는 정보가 가득하다. 이재원은 “왼손 투수에 대한 정보는 그 투수의 궤적이 머릿속에 모두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오른손 투수 상대는 지난 시즌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재원의 활약은 스캇의 공백에도 SK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다. 스캇은 22일 경기에서 1루 베이스 런닝 중 1루수 에릭 테임즈와 충돌해 왼쪽 손목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22일 경기에서 경기 도중 이재원과 교체됐고 이재원은 23일와 24일에는 지명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재원은 23일과 24일 5안타를 몰아 때렸다.
이재원은 “안 맞을 때도 있다”며 “그러 상황에서도 얼마나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타석에 들어가 풀스윙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환하게 웃으면서도 경기에 대한 진지함이 느껴졌다. 대타든 지명 타자든 준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재원의 5할 타율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rainshin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