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수난시대, 소신있는 판정이 필요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5 06: 13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4일 오훈규 심판위원에게 엄중경고 제재를 부과했다. 오훈규 심판위원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두산전에서 판정 재번복과 미숙한 운영으로 경기를 지연시키고 혼란을 초래한 사유로 제재를 받았다.
사건은 3회 한화 이용규 타석에서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온 이용규가 두산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의 3구째 공에 왼쪽 발끝을 맞은 것이다. 이용규는 자연스럽게 1루로 걸어나갔는데 투수 볼스테드가 오훈규 심판에게 어필했고, 오 심판은 3루심 문동균 심판과 협의 끝에 사구가 아닌 것으로 번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용규가 펄쩍 뛰었고, 김응룡 한화 감독까지 덕아웃에서 나왔다. 4명의 심판들이 모두 모여 다시 한 번 협의를 거친 끝에 이용규의 사구로 최종 인정하며 한 장면에 두 번이나 판정을 번복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송일수 두산 감독고 곧바로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기는 5분 이상 지연되고 말았다.

평소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진 송일수 감독이지만 판정 재번복에는 강한 제스처로 강도 높게 어필했다. 지난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기록원과 심판원의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빚어진 '백투더 퓨처' 사건의 피해자였던 두산과 송 감독이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의 심판팀도 200만원의 벌금과 엄중경고 제재를 받았다.
송일수 감독은 판정 재번복과 관련해 "먼저 심판의 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타자는 콜없이 나갔다"며 "심판들의 잘못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한 번 판정을 했으면 소신있게 밀고 나갔으면 한다. 선수들이 플레이 하나 하나에 정말 열심히 하는데 판정 하나로 인해 경기 흐름이 바뀌어선 안 된다. 더 신중하게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는 여러 팀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갈수록 심판들의 판정에 소신이 없는 것 같다. 당장 스트라이크·볼 판정만 봐도 그렇다. 주심들이 팔을 올리다 내리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것도 문제이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야구인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심판들의 1군 데뷔가 너무 빠르다.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만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고, 일본의 심판도 준비기간이나 과정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심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래서인지 몇몇 현장 감독들은 "비디오 판독에 반대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꼭 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비치기도 했다. 심판들의 소신없는 오락가락 판정이 신뢰를 깨트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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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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