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 권지영, 김경주, 박정선 기자] 지난 16일 전남 진도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국민이 비탄에 빠진지 열흘째. 공식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SNS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표하던 스타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으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금액이 얼마냐, 홍보를 위한거냐 등의 시비가 간혹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지만, 스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심과 성의를 표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금액이 총합 20억원을 돌파하고 있지만, 각 단체들은 익명으로 들어온 금액도 억 단위라고 설명하고 있어 그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각 단체에 흩어진 기부금, 어디에 쓰이나

이들이 내놓은 거액이 어디에 쓰일 것인지 당연히 의문이 붙는다. 실제로 몇몇 기획사는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떤 루트를 통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해 상황을 주시만 하고 있다. 기부 관련 기사에 주로 언급되는 단체들도 5개를 훌쩍 넘어선 상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을 돕겠다며 그 대상을 명확히 한 김수현과 강호동은 단원고에 직접 기부한 상황이며, 그외 하지원과 박경림은 전라남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박신혜, 2PM 준호 등은 NGO 단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대외협력팀, 송승헌은 한국구세군, 송윤아-설경구는 유니세프, 수지는 생명나눔 실천, 추성훈은 안산시청, 오연서는 적십자사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
단체들은 아직 정확한 사용처를 정하지 않은 상태. 사안이 아직 모두 끝나지 않은 만큼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국 구세군과 적십자사는 생필품에 먼저 중점을 뒀다. 이후 기부금이 남는다면 유족과의 상의 하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구세군의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직접 용도를 지정해 기부하는 이도 있다"면서 "초기에는 구호물품을 많이 하셨는데 국가가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들이 쌓였다. 정신 건강을 위한 치료비 등은 나라에서 모든 것을 다 지원한다고 해서 나름대로 다른 지원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는 18세 미만 아동에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생존자들의 심리 치료에 쓰이게 될 것 같다. 이후 장학금이나 학업 지원으로 쓰일 수도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해 학생, 유가족을 포괄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체간 기부금이 통합되고 있기도 하다. 수지가 낸 5천만원은 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본부에서 다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광주지회로 옮겨졌다.
# 기부 둘러싼 잡음, 이제 그만됐으면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은 어느 누구나 다를 바 없으나, 이번에도 연예인 기부를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의 '성화'가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기부를 하는 게 홍보용은 아니냐, 누구는 이만큼 했는데 그보다 잘나가는 누구는 왜 하지 않느냐는 성화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단순 억지여서 연예계는 피곤하다는 표정이다. 홍보용이든 절세용이든 기부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우선돼야 할테지만, 일단 색안경부터 쓰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의미로 나섰다가 뭇매가 이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다른 연예인과의 액수 비교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상도 보이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액수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돕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만에 하나 외부에 알려졌을 때의 다양한 반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공식적으로, 성심성의껏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비공식이 쉽지는 않다. 각 단체들은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익명 요청을 지켜준다는 입장이지만, 의도치 않게 기사화되는 경우도 생기고는 있다.
이같은 잡음에도 개의치 않고 기부 행렬은 줄 잇고 있는 중. 전국재해구호협회의 한 관계자는 "25일 현재 익명을 요구한 연예인들의 기부가 계속되고 있다. 억 단위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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