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쳐도 고민이다. SK 와이번스가 지명타자 요원들의 맹활약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SK 타선을 이끄는 두 선수는 루크 스캇과 이재원이다. 스캇은 타율 3할1푼4리에 4홈런 7타점 OPS 1.036을 기록 중이다. OPS는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이재원은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5할1푼1리 2홈런 13타점 OPS 1.367로 장외 타격왕이다.
문제는 두 선수의 포지션 중첩. 스캇은 외야와 1루 수비가 가능하고, 이재원은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다. 그렇지만 수비 보다는 타격쪽에 치중하는 선수들이다. 이재원의 타격 컨디션이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스캇이 대신 좌익수 수비로 나갔다.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SK-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SK 이만수 감독은 "(스캇이 좌익수에 있을 때) 외야로 공이 뜨면 솔직히 긴장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캇은 외야 수비에 능한 선수가 아니다. 스캇은 지난 22일 문학 NC전에서 1루수로 출전해 에릭 테임즈와 충돌해 손목에 가벼운 부상까지 입었다.
스캇이 지명타자로 나가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러면 이재원의 포지션이 애매해진다. 포수 정상호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타격감이 좋은 이재원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우기도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스캇이 지명타자로 나오면 이재원은 쉰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단 25일 경기는 이재원이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스캇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스캇의 손목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수가 있다면 포수 조인성의 부상이다. 이 감독은 "경기 막판 이재원이 포수로도 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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