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ERA 최하위' 넥센, 심각한 마운드 적신호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26 06: 00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진 부진이 심각하다.
넥센은 지난 25일 목동 삼성전에서 2-14 패배를 당했다. 선발 문성현이 1회 4실점, 2회 5실점하면서 승기가 한순간에 삼성으로 넘어갔다. 문성현은 5⅔이닝 11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홈 4경기에서 5이닝 이상 버틴 선발이 그나마 이날 문성현 한 명뿐이라는 건 더 아픈 현실이다.
22일 목동 롯데전에서 밴 헤켄이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23일에는 나이트가 4이닝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24일에는 하영민이 3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고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25일 문성현까지 넥센 선발진은 4경기 평균자책점 15.12을 기록했다. 팀이 2승2패를 기록한 것이 놀라울 정도의 부진이다.

넥센의 선발 부진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라지만 올 시즌 선두권 싸움을 하고 있는 팀에서 거대한 퍼즐 한 조각이 빠져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넥센의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은 5.49로 9개 팀 중 최하위다. 야구는 마운드 싸움이라고 볼 때 선발진 부진이라는 큰 약점을 갖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넥센이다.
현재 넥센의 주전 선발 로테이션은 밴 헤켄-나이트-하영민-문성현이다. 시즌 초 구성했던 밴 헤켄-나이트-오재영-문성현-강윤구에서 벌써 두 명이 탈락했다. 밴 헤켄과 나이트 역시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더 심각하다. 올해 입단한 고졸 투수 하영민이 벌써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토종 선발 후보만 6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병현, 김영민, 강윤구가 전반기 모두 로테이션에서 아웃됐던 때의 위기를 다시 겪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벌써 오재영, 강윤구가 물러났고 문성현 역시 평균자책점이 4경기 7.17까지 치솟았다. 김대우는 롱릴리프로서 불안해 25일 2군에 내려갔고 장시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투수들의 난조도 문제지만 염 감독은 포수들의 볼배합에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넥센 선발들은 최근 1회에만 25~30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를 낭비하고 있다. 염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투수가 그 만큼의 공을 던지는 것은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투수 잘못도 있지만 많은 공을 허비하게 하는 포수 리드 문제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토종 선발 후보 금민철이 26일 목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다. 2011년 5월 25일 목동 KIA전 이후 무려 1067일 만의 선발 등판이다. 금민철이 깜짝투를 펼쳐준다면 넥센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사가 되겠지만 그는 지난 2일 퓨처스 LG전에서 5이닝 3실점했고 염 감독도 "아직 구위가 다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보루마저 시즌 21경기 만에 꺼낸 넥센이다. 이대로 선발진이 무너진다면 팀 운용 자체가 힘들다. 넥센은 현재 막강한 타력으로 팀 성적을 뒷받치고 있지만 25일 경기처럼 상대 에이스가 나오면 팀 타선은 약할 수밖에 없다. 상대팀 에이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선발이 없다면 올 시즌 어느 팀에든 쉽게 발목잡힐 수 있다. 넥센에 올 시즌 찾아온 첫 번째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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