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언제까지 오심도 게임의 일부일까.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 LG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다. 이 오심 하나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LG가 KIA에 3-2로 앞선 9회초 2사 1,2루에 들어선 브렛 필이 친 내야안타성 타구를 투수 봉중근이 잡아 1루로 뿌렸다. 필은 공이 1루수 김용의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타이밍과 거의 동시에 1루를 밟았다.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고 마지막 아웃 카운트로 경기는 LG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중계방송 리플레이 확인 결과 볼을 포구하던 김용의의 발이 1루 베이스에서 살짝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선동렬 KIA 감독은 강렬히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만약 세이프 판정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2사 만루의 상황으로 경기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었다.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비디오 판독 확대가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비디오 판독을 확대했다. 기존의 홈런 인정 여부 외에 13개 부문에 대해 비디오 판독이 가능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본부에 리플레이 통제 센터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300억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비디오 판독 확대에 대해 현장 감독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먼저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미국과 형편이 다르다. 무조건 따라갈 수 없다. 우리나라에 맞는 것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야구 선진국이라고 꼭 따라할 필욘 없다. 우리 방식이 있으면 중국, 호주가 우리를 따라할 수도 있는 거다”며 한국 야구만의 특성을 강조했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의 비디오 판독은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덧붙여 “중계 카메라로 하는 거면 몰라도 미국 시스템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의 반응은 “따라할 수 없다”였다. 실제로 한국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를 따라가기엔 무리가 따른다. 미국 프로야구의 145년이란 역사를 한 번에 재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역사를 따지지 않더라도 산업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프로야구 시청자들이 중계방송 리플레이를 보고 세이프인지 아웃인지를 인지할 수 있듯이 방송 카메라만으로도 어느 정도 오심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와 같은 장비가 아닌 이상 지나치게 애매한 판정까진 내릴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계카메라를 통해 최소화할 수는 있다.
25일 LG-KIA전 오심으로 LG는 극적으로 5연패 탈출을 했고 KIA는 뒤집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이날 경기에선 LG가 오심의 수혜자, KIA는 피해자가 됐지만 언제든 서로의 입장은 바뀔 수 있다. 즉, 비디오 판독 도입을 통한 오심의 최소화는 1경기라도 더 이기려는 모든 팀들을 위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비디오 판독 도입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고려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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