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부진했던 노경은(30, 두산 베어스)이 ‘토종 에이스’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노경은은 25일 마산구장에서 있었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⅓이닝 9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하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71로 내렸다.
기록에서 드러난 것만 보면 가까스로 QS를 한 것 같지만, 6회까지의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노경은은 최고 150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에 주무기인 포크볼로 타자들을 현혹하며 6회까지 6피안타 2실점했다. 5회까지는 단 1실점에 불과했다.

지난 2년간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한 노경은은 시즌 시작과 함께 2차례 등판에서 10이닝 10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3번의 등판에서 1경기 5⅔이닝 무실점, 남은 2경기에서는 모두 QS를 하며 3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시즌 2번째 승리를 얻어낸 노경은은 승리 직후 “2승째인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컨디션이 좋았다. 7회에도 오른 것은 힘도 남아있었고 스코어가 많이 벌어져서 평균자책점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에 올랐는데 화가 된 것 같다. 박수칠 때 떠났어야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수 수를 줄인 부분에 있어서는 “이제 삼진에 대한 욕심이 많이 줄었다. 맞혀 잡는 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점차 갖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경은은 탈삼진 2개로 ‘닥터 K'의 명성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지만, 언제든 7이닝을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해 180⅓이닝으로 국내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 다운 경기운영 능력이었다.
권명철 코치도 노경은의 피칭을 높게 평가했다. 권 코치는 “첫 경기 끝나고 투구 밸런스를 잡았다. 좋았을 때의 영상을 보며 전력분석팀과 함께 분석했고, 백스윙이 커진 것이 보여 짧에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간결해진 노경은의 백스윙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7회 실점은 아쉬웠지만, 권 코치치는 노경은에게 합격점을 줬다. “하위타선인 것도 있고 점수 차도 커서 경은이가 7회에 좀 쉽게 생각한 것 같다. 7회에도 본인이 던지겠다고 했는데, 오늘 투구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는 것이 권 코치의 의견이다.
유희관이 리그 평균자책점 1위(1.91)를 달릴 정도로 에이스 몫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최근 2연승을 거둔 더스틴 니퍼트의 힘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데 이어 노경은까지 지난해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 크리스 볼스테드가 최근 2경기에서 좋지 못했지만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가 버티는 상황에서 홍상삼까지 5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팀이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려는 시점부터 발휘되기 시작한 노경은의 역투 행진은 향후 두산이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치는 데 있어서도 천군만마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첫 풀타임 선발로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던 2년 전처럼 두산의 반격을 이끄는 선봉장은 올해도 노경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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