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294개’ SK 추격조의 희생과 분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26 07: 22

선발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누군가는 대신 던져야 했다. 그 때 세 선수가 나섰다.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던지고 또 던졌다. 이런 세 선수의 희생은 SK가 연패를 조기에 끊어낸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임경완(39) 이재영(35) 전유수(28)가 SK 마운드의 전면으로 부상하며 팀을 구해냈다.
SK는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역전승했다.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2패를 기록한 SK가 연패를 조기에 끊어냈기에 더 값진 승리였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서 승리를 건져냈다. SK는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진 저력을 보여줬고 그 가운데에는 마운드의 추격조 선수들이 있었다.
SK는 이날 선발 윤희상이 불의의 부상으로 ⅓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1회 첫 타자 김문호의 타구에 급소 부위를 맞았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불가능했다. SK로서는 낭패였다. 1회 첫 타자 상대에서 벌어진 사태였다. 당연히 불펜에는 준비하고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경기 후반에 대기해야 하는 필승조 선수들까지 무차별로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 경기 상황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SK는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그 결과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3일 경기에서는 김광현이 4이닝, 24일 경기에서는 여건욱이 4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이 5회 이전에 조기강판된 것이다. 뒤지고 있는 경기라 필승조를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유수 이재영 임경완으로 이어지는 추격조의 체력 소모가 컸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다. 25일 경기에서도 다시 이들에게 의지해야 했다. 필승조가 나설 수 있는 6회 이전까지는 추격조가 나눠 막아야 했다. 물론 최소 실점이라는 과제도 함께였다.
이재영은 23일 경기에서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졌다.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가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24일 경기에서는 쉬었지만 투구수가 많아 부담이 됐다. 여기에 몸을 제대로 풀 시간이 부족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며 롯데 타선의 추가점을 최소화시켰다. 몸도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려니 투구수는 자연히 많아졌다. 그럼에도 이재영은 끝까지 신중하게 던졌고 결국 72개를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턴은 임경완이 이어받았다. 24일 경기에도 나섰던 임경완은 이날 4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경기 중반을 책임졌다. 홈런 두 방을 맞기는 했지만 역시 많은 공을 던지며 도망가려는 롯데 타선을 붙잡았다. 결국 SK 타선도 시나브로 추격전을 진행했고 상황이 대등해진 6회 이후에는 진해수 박정배 박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끝내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그 전에 6이닝을 틀어막은 이재영 임경완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이만수 SK 감독도 경기 후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던지지는 않지만 전유수도 23일과 24일에 연속 등판하며 불펜에서 소금과 같은 몫을 해냈다. 23일 2이닝 동안 29개의 공을 던진 전유수는 24일 경기에서도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자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졌다. 체력이 떨어져 악전고투하는 와중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비록 팀이 지기는 했지만 전유수가 앞에서 1⅔이닝을 막아준 덕에 필승조의 체력을 최대한 아낄 수 있었다. 세 선수가 지난 3경기에서 던진 투구수의 총합은 무려 294개. 이런 희생 하나하나가 모여 SK의 연패는 조기에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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