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합니다” 하석주 감독, 가슴에 ‘노란리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4.26 18: 10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엄숙한 물결이 축구장에도 불었다.
전남은 26일 오후 4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0라운드에서 후반 37분 터진 이종호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홈팀 성남을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승점 17점이 된 전남은 4위로 뛰어올랐다. 
가뜩이나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비통에 젖어 있는 요즘이다. 이 가운데 터진 성남 박종환 전 감독의 폭력사건은 국민정서에 반감을 줄 여지가 충분했다. 이에 따라 26일 경기는 평소보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세월호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관중들의 응원도 최대한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경기 전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도 있었다.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도 전부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았다. 성남 서포터는 ‘너희를 위해 기도할게’, ‘기적이 필요한 지금 이 순간, 신의 가호로 보살피소서’라는 메시지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건이 발생한 진도를 포함한 전남전체를 연고로 둔 전남구단의 마음은 더 아팠다. 이에 따라 하석주 감독은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하 감독은 “세월호 사고가 난 뒤 경기에 집중이 안 된다. (구단과) 가까운데서 너무 큰 사고가 났다. 모든 국민이 다 안타까울 것이다. 마음이 허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상윤 성남 수석코치 역시 노란리본을 달고 애도에 동참했다.
양 팀의 수문장들이 대활약을 펼치면서 후반 37분까지 골이 터지지 않았다. 이 때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이종호는 헤딩 결승골을 터트려 승부를 갈랐다. 이종호는 하트세리머니를 하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하지만 큰 세월호 사건을 의식해 큰 액션은 없었다.
이날 K리그 관계자들이 보여준 성숙한 태도는 대한민국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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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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