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박영규의 최후는 비참했지만 강렬한 한 방을 남겼다.
26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는 유배길에서 최후를 맞는 이인임(박영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배를 떠난 이인임은 "이 길이 아니다. 도성은 이 쪽이다"라고 말하며 피를 토했다. 이인임은 포졸들의 "고정하라"는 말에 "모르는 소리 하지 말아라. 나는 도성으로 가야 사는 사람이다. 그 넓은 도당의 방석에 앉아만 있어도 이 병이야 씻은 듯이 낫는다. 어서 길을 바로 잡아라"고 말하며 권세가의 위세를 떨치려 했다.

그의 앞에는 정도전(조재현 분)이 등장했다. 조재현은 "알려드릴 게 있어 왔다. 저승가는 길조차 마음 편안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당신의 시신이 한 줌의 흙이 되기 전에 새 왕조가 들어설 것이다. 저승에서라도 지켜봐라"고 말해 이인임을 비참하게 했다.
하지만 이인임은 조재현의 멱살을 잡고는 "자네는 아직 괴물이 아니다. 이상향을 꿈꾸는 순진한 선비"라며 "허나 이제 진짜 괴물이 되겠지. 정치에서 괴물은 과도한 이상과 권력이 합쳐질 때 탄생되는 것이다. 무척 고통스러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려 말기 수구파의 태두이자 정치 9단의 원조 이인임은 왕조가 바뀌며 퇴장했지만, 끝까지 정치가로서의 기세등등한 눈빛을 잃지 않으며 정도전 앞에서 꼿꼿하게 목숨을 잃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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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