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교양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예능의 옷을 입고 '잘 먹고 잘 사는 법-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로 변신했다. 그리고 예능의 웃음, 교양의 감동을 모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26일 오전 방송된 '식사하셨어요'에서는 게스트 김혜수가 출연, MC 이영자, 임지호와 함께 '23명의 아들을 얻은 아버지'라는 사연을 가진 가족을 찾아가 식사를 대접했다.
일단 '식사하셨어요'는 웃음으로 시작했다. 새롭게 MC를 맡은 이영자가 등장해 밝고 발랄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최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자 방송인들 중 하나인 이영자는 혼자서도 프로그램의 밝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요리연구가인 임지호와 첫방송임에도 어색하지 않은 어울림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혜수가 등장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면 잘 찾아보기 힘든 그의 얼굴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김혜수는 털털한 성격 그대로를 드러냈고, 새단장한 '식사하셨어요'의 첫 손님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식사하셨어요'의 초반부가 웃음을 담당했다면, 이내 임지호가 프로그램의 본분인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알렸다. 그는 한강에서 채취한 봄나물들로 뚝딱뚝딱 요리했다. 도시 한가운데서 자라난 봄나물은 사람과 닮아 있었다. 여러 풀들은 오염된 자연환경에 나름대로의 적응을 했고, 봄나물이 돼 그 적응력을 사람들에게 전해줬다.
중반부를 넘어서자 감동의 물결이 몰려왔다. 새단장한 '식사하셨어요'는 사실 힐링을 큰 주제로 삼은 프로그램. '23명의 아들을 얻은 아버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아들을 잃은 故 문광옥 일병의 가족이었다. 이영자, 임지호, 김혜수는 마음을 다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함께 울었다. 그리고 말 한마디보다 더 위로가 돼 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다. 음식으로 힐링하기. '식사하셨어요'가 그려나가는 큰 그림이었다.
교양의 예능화가 대세가 된 요즘이다. 지금은 종영한 MBC '베란다쇼', 'KBS 2TV 파일럿 예능 '대변인들'과 KBS 새 파일럿 예능 '두근두근 로맨스 30일' 등이 교양과 예능 사이에 섰다. '식사하셨어요'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말춰 성공적인 변신을 해냈다.
이처럼 '식사하셨어요'는 웃음과 정보, 감동을 모두 전달, 예능의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났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토요일 아침 조용한 힐링과 유쾌한 웃음을 계속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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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식사하셨어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