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크리스 옥스프링이 시즌 3승 달성에 실패했다. 팀이 역전승을 거두면서 패전은 면했지만 너클볼 실투에 승리가 날아갔다.
옥스프링은 2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9개, 직구 최고구속은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었다.
이날 옥스프링은 너클볼 4개를 던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다듬은 너클볼,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공으로 잘 이용했지만 공 하나가 실투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이 홈런 하나가 계기가 돼 옥스프링은 시즌 3승을 놓쳤다.

옥스프링은 1회 2사 후 최정에 중전안타, 박정권에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내주며 먼저 1점을 허용했다. 롯데 타선이 추격을 벌여 1-1로 맞선 3회, 이번에는 김강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바로 너클볼이 실투로 이어졌고, 김강민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너클볼은 공의 회전을 최대한 없애야만 하는 구질이다. 회전이 생기면 춤추는 공이 아니라 그냥 밋밋한 배팅볼이 되고 만다. 옥스프링의 너클볼 구속은 130km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데, 평소 타자들이 타격훈련을 할 때 상대하는 배팅볼 구속과 비슷하다.
김강민을 상대로 던진 너클볼은 회전을 먹어 흔들리는 대신 밋밋하게 날아왔고, 김강민이 몸쪽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처럼 너클볼은 양날의 검이다. 몸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는 공이고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적이지만, 제대로 구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너클볼을 던질 줄 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쯤은 장난 식으로라도 던지는 공이 너클볼이다. 그렇지만 이것을 실전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옥스프링은 지난 겨울 너클볼 연마에 힘을 쏟았고 실제로도 위력적인 공이지만 실투가 나온 순간 다른 구질보다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너클볼 투수는 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지만 실투 한 번으로 겨우내 흘린 땀방울을 포기할 옥스프링이 아니다. 어떤 공이든지 실투는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팬들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보기 힘든 너클볼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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