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23일 팀의 8연승이 끊긴 뒤 선수단에 의미있는 지시를 내렸다.
염 감독은 24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수석코치를 통해 선수단에 "오늘 5연패 중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고 전했다. 염 감독은 "연패를 할 때는 코치진이 뭐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집중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승 후 연패로 가지 않기 위해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져주길 바라는 뜻이었다. 넥센은 이날 10-3으로 이겼다.
26일 기준 14승7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도 없는 세 팀(SK, NC) 중 하나다. 6일 창원 NC전~8일 목동 KIA전 2연패가 전부다. 아직 21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연패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넥센의 집중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25일 넥센은 목동에서 삼성에 2-14 패배를 당했다. 2회까지 9실점 하면서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진 넥센은 다음날(26일) 경기 전부터 무력한 패배 뒤 또 패하면 자칫 긴 연패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선수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해 6월 길었던 8연패를 겪어본 선수들이기에 긴장감은 더했다.
이날 삼성을 상대로 11-1 완승을 하며 전날 완패를 복수한 넥센. 결승타가 된 2회 홈런 포함 연타석포로 활약한 강정호는 경기 후 "연패를 안 당하는 것이 강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날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서건창 역시 "연승에 대한 욕심보다 연패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현장 감독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매 3연전마다 위닝 시리즈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연승은 그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 이기지 말고 끊어가면서 승수를 쌓고 싶다는 욕심이다. 그 가운데 또 하나의 바람이 연패가 없는 것이다. 연패가 길어지면 다른 팀과의 승차가 한꺼번에 크게 벌어지고 팀 분위기도 쉽게 가라앉는다. 연패가 없는 팀이 꾸준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올해도 초반부터 선두권에 치고 나가면서, 팀 안팎에서 넥센이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서서히 굳어지고 있다. 넥센 선수들도 이제는 강팀은 어떤 면을 갖추고 있는지를 알고 실천하려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이겨보려는 욕심이 강했다면 이제는 페이스 조절을 하는 여유가 생긴 넥센 선수들이 확실히 강팀이 되는 방법을 깨달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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