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선두' 로티노, 선입견 깬 그만의 노력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27 06: 39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비니 로티노(34)가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로티노는 지난 26일 목동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1 완승을 뒷받침했다. 로티노는 시즌 타율이 3할9푼7리까지 오르며,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친 삼성 박석민(.361)을 제치고 리그 타율 전체 1위로 치고 올라섰다. 좌익수, 포수, 1루수를 오가는 멀티 수비보다 방망이가 더 주목받고 있다.
로티노의 공수 활약은 모두가 놀라고 있는 일이다. 올 시즌 일제히 각팀에 수혈된 외국인 타자들 중 가장 커리어 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선수가 로티노였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맹활약했으나 중간에 부상을 당했고 시범경기에도 중간에 합류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로티노에게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로티노도 자신에 대한 평가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누구든 직접 로티노에게 그런 말을 전하지는 않지만 인터뷰마다 나오는 질문, 자신을 쳐다보며 말하는 분위기 등에서 자신이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특히 낯선 타지에서는 자신에 대한 말에 귀를 쫑긋 세울 수 밖에 없다.
위 관계자는 "로티노는 초반 부정적인 평가에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본인이 '내가 열심히 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참 고마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로티노는 한국에 올 때 1루수 미트, 포수 미트, 내야 글러브, 외야 글러브까지 글러브만 4개를 가져왔다. 포수 장비도 챙겨왔다. 수비 변경도 자신에게 온 기회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로티노는 넥센에서 주로 하위 타선에 나가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안타를 때려주면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염경엽 감독이 구상했던 상위 타선에 들어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가 어느 타순, 어느 포지션에 나가든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점이다. 겉만 보고 판단하는 타인의 선입견에 유쾌한 반기를 들고 있는 로티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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