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떠난 LG, 청사진은 유망주 집중 육성?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27 07: 24

유망주 육성에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인가.
LG 조계현 수석코치가 신예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을 강조했다. 김기태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조 수석코치는 26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임지섭의 선발진 고정, 정의윤의 4번 타자 기용에 무게를 실었다.
조 수석코치는 먼저 임지섭을 선발진에 넣는 것을 두고 “재능이 있는 선수다. 경기를 통해 그 재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경험부족과 제구불안으로 조기 강판을 염두에 둬야 함에도 “임지섭이 등판할 때는 투수를 한 명 더 준비시킨다. 2군에 투수 자원이 많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고 밝혔다. 로테이션상 임지섭은 오는 30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또한 조 수석코치는 이날 경기까지 7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인 정의윤에 대해 “앞으로 4번 타자는 정의윤으로 간다. 의윤이가 다치지 않는 이상 4번에 넣을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의윤은 김기태 감독이 자리를 비운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부터 4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장 중이다.
덧붙여 지난해 퓨처스 북부리그 홈런왕 최승준의 기용도 강조했다. 조 수석코치는 “승준이가 어제 최고 좌투수를 상대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고 스윙과 공도 많이 떨어졌지만, 최소한 싸워보겠다는 의지는 보였다. 만일 어제 스윙하지도 않고 삼진 당했다면 오늘 쓰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최승준을 6번 타자겸 1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그러나 최승준은 이번에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 아직 1군 무대 통산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유망주에게 마냥 기회를 준다고 이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LG의 이런 행보가 ‘리빌딩 선언’, 어쩌면 김기태 감독의 사퇴와 더불어 일찍이 시즌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도 지난 2년 동안 신구조화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3시즌 LG가 도약했던 원인도 신정락 김용의 문선재의 기량향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28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에서 선수층이 두텁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김 감독은 팀의 주축인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이 정상 컨디션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휴식을 주거나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그리고 이들의 자리에 신예 선수들을 넣어왔다.
2013시즌 개막전에 문선재를 깜짝 선발 출장시키고, 올 시즌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임지섭을 선발 등판시킨 것도 김 감독의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작년 11월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박용근 최승준 백창수 등을 두고 “이 선수들은 경우에 따라서 2군에 내려가기도 하겠지만, 다시 1군에 올라올 때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승준은 지난 2일 1군에 콜업됐다가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지만, 25일 다시 올라와 기회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이 떠난 후 나오고 있는 선발 라인업만 놓고 보면,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 수석코치 또한 김 감독이 세워둔 계획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즌 종료까지 107경기나 남은 가운데, LG의 반전도 신예선수들의 성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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