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묵묵히 좋아하는 여자의 곁을 지켜주는 남자만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 연출 김대진 장준호)의 임슬옹이 본격적인 짝사랑 모드에 들어갔다. 좋아하는 아모네(이다해 분)가 호텔의 회장이 되자 거리를 두는 한 편 멀리서 그를 바라보고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호텔킹’ 5회에서는 호텔 씨엘의 시한부 회장직에 오르는 아모네(이다해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아모네는 회장 신임을 위한 이사회에 참석했다. 앞서 차재완(이동욱 분)의 협박을 받은 이중구(이덕화 분)는 떨떠름한 모습으로 아모네 회장 추대에 찬성했다. 비록 3개월 후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시한부 회장직이지만, 아모네는 결국 호텔 씨엘의 회장 직함을 갖게 됐다.

회장이 되고 난 후 아모네는 더욱 외로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진상 손님에서 호텔 전체를 대표하는 회장이 되자 직원들의 태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 뿐만 아니라 호텔의 컨시어즈로 아모네의 보필하던 선우현(임슬옹 분) 역시 “아가씨는 회장이고 난 말단 대리다. 괜한 구설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폐 끼치고 싶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게 있으면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말고 비서실에 요청하면 된다. 나는 내 업무에 충실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거리를 두고자 했다.
그러나 ‘아가씨’에게 감정이 생겨버린 선우현은 아모네의 주변을 맴돌며 그의 곁을 지켰다. 그는 식사 시간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찾아온 아모네가 자리에 혼자 남게 되자 그에게 다가와 “나 아니면 물 떠다 줄 사람도 없는 것 같다”며 물을 가져다 줬다. 직원들이 회장인 아모네와 함께 있는 게 부담스러워 모두 자리를 뜬 것.
이에 아모네는 “회장이 전염병 환자도 아닌데 왜들 그래”라며 못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지만 선우현은 “직원들은 당연히 불편하죠. 아직은”이라며 위로했다. 또 자신은 식사를 다 마쳤음에도 식당에 혼자 남아있는 아모네를 위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반듯한 외모와 말투, 태도를 지닌 선우현은 호텔의 국내파 직원들 중 유일하게 해외파에 꿀리지 않는 실력을 가진 뛰어난 컨시어즈다. 그런 그는 그간 진상 손님 아모네의 전담자가 돼 모든 무리한 요구들을 들어주고 함께 있어줬다. 밝아 보이기만 하는 아모네가 사실은 엄청난 위협과 외로움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부터는 더욱 더 진심으로 그를 지켜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런 보호 본능은 좋아하는 감정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
선우현을 연기하는 임슬옹은 아이돌 가수라는 이름으로 인해 초반 시청자들이 보냈던 불안한 시선들을 떨쳐버리고 연기자 출신 다운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아모네를 좋아하는 순수한 선우현의 성격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이동욱-이다해와 함께 드라마의 또 다른 러브라인을 완성하고 있다.
사실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두 번째 남자 주인공은 많은 여성시청자들이 주목하는 위치다. 임슬옹에게는 선우현 역이 20대 남자 연기자로서의 로맨틱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셈. 씨엘 호텔의 공주인 아모네의 곁을 지켜주는 공주의 남자 임슬옹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현재 연출하고 있는 로맨틱한 위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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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