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이 다르게 보인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은 요즘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서 초반 사투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김희선이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는 평. 앞으로도 우여곡절이 많이 남은 듯한 해원을 연기하는 김희선의 '참 좋은' 내면 연기를 기대해도 될까.
지난 26일 방송된 '참 좋은 시절' 19회 분에서는 결혼하자는 강동석(이서진)의 청혼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무릎을 꿇는 차해원(김희선)의 모습이 그르졌다. 오직 오치수(고인범)를 향한 복수심에 불탔던 차해원이 소박한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는 애절한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 충분했
극 중 해원은 강동석에게 “결혼하자! 그만 튕기고 결혼해줘. 널 오래오래 내 방에서 재우고 싶어”라며 청혼을 받고 당황했던 상황. 참고인 조사에 이어 또다시 강동석의 프러포즈를 받자 차해원은 말문을 잃은 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이어 해원은 엄마 이명순(노경주)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과의 결혼을 허락해달라는 강동석을 목격하고는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강동석을 때리는 이명순을 막아서며 결혼을 반대하는 장소심(윤여정)의 행동을 보자 당혹스러움에 바들바들 떨기까지 했다. 점점 심각해지는 분위기에 차해원은 엄마, 언니와 함께 떠나려고 결심했지만 “내가 널 먼저 좋아했었어. 사랑한다 차해원”이라는 강동석의 진심담긴 고백에 극심한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해원은 가방을 싸들고 강동석의 집을 찾았고 집 앞에서 만난 동희(옥택연)에게 “분명히 기차역으로 갈라고 나왔는데 오다 보니까 여기로 와 졌다. 나는 할 만큼 했다! 더 이상 도망가기 싫다! 나는 그만 쉬고 싶고, 웃고 싶고, 자고 싶고, 행복하고 싶다! 그래서 아줌마한테 사정하러 왔다. 동석이 오빠야하고 결혼 허락해달라고”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던 상태. 자신의 집에 나타난 해원을 보자 놀란 동석에게 차해원은 “아줌마 아직 안 주무시재? 아줌마, 해원이가 왔슴미다”라고는 결연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 때문에 억척스럽게 살아온 해원이지만, 동석의 애절한 사랑고백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것. 김희선은 눈물을 글썽인 채 절절한 감정선을 드러냈다.
'미모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김희선은 얼굴에 연기가 묻힌 탓도 있겠지만, 지금껏 뚜렷하게 연기력을 각인시킨 작품은 떠올리기 힘들다. 그런 그가 품절녀가 되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기자로서의 재도약을 뜻한다. "이렇게 억척스러운 캐릭터는 처음인데다가 사투리까지 써야 해서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던 그가 악바리 근성 속 여린 속내를 지닌 해원을 어떻게 펼쳐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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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방송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