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를 대표하는 빅 매치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3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서도 조용했다. 응원가 대신 함성과 박수만 울려퍼진 이날 경기의 분위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연상케 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0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 2승 3무 5패(승점 9)를 기록하며 성남(승점 9) 상주(승점 9)와 승점 동률을 기록, 다득점에서 앞서 10위로 올라섰다. 반면 수원은 4승 3무 3패(승점 15)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무응원 속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양팀 서포터는 슈퍼매치 무응원을 결정했다. 먼저 움직인 쪽은 서울 서포터인 ‘수호신’으로, 수호신은 경기를 앞둔 지난 24일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수원전을 무응원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수원의 서포터 연합 ‘프렌테 트리콜로’도 구단과 회의를 거친 후 슈퍼매치에 무응원으로 임하기로 결정했다.

또 하나의 볼거리였던 치열한 응원전이 사라진 슈퍼매치에는 색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슈퍼매치의 명성답게 많은 관중들이 찾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평소와 같은 응원소리 대신 조용한 침묵이 맴돌았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여전히 뜨거웠다. 응원 대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한 관중들은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함성과 박수로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서포팅 대신 박수와 함성만 남은 경기장의 분위기는 흡사 EPL을 연상시켰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가 공을 잡고 질주할 때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함성과 박수로 격려하는 팬들의 모습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응원이 됐다. 3만 여명을 동원할 수 있는 슈퍼매치였기에, ‘무응원’도 EPL처럼 뜨겁게 바꿔놓을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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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