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투혼을 발휘해봤으나 결국 골을 넣지 못하고 교체됐다. 윤주태(24, 서울)의 첫 번째 슈퍼매치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0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 2승 3무 5패(승점 9)를 기록하며 성남(승점 9) 상주(승점 9)와 승점 동률을 기록, 다득점에서 앞서 10위로 올라섰다. 반면 수원은 4승 3무 3패(승점 15)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윤주태는 이번 슈퍼매치에서 최용수 감독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던 카드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 FSV프랑크푸르트에서 뛰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는 지난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베이징 궈안전에서 입단 후 첫 선발로 나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골 결정력 부진의 늪에 빠진 서울의 새로운 해결사로 기대를 모았다.

최 감독은 ACL에서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윤주태를 슈퍼매치 선발로 기용했다. 경기 전 “빅매치에서는 기대한 선수보다 의외의 선수가 득점해서 스타가 될 수 있다. 윤주태가 지난 경기서 잘하면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야겠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선발 기용의 이유를 밝혔다.
“박스 근처서 슈팅하는 거나 위치 선정 이런 부분이 상당히 괜찮은 선수다. 윤주태, 고요한, 윤일록 이런 선수들이 잘 해줘야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10이라치면 이런 경기서 최소 7~8개는 보여줘야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런 게 스타성이다”라며 내심 윤주태의 활약을 바란 최 감독이다. 라이벌전인 슈퍼매치에서 골을 터뜨리며 자신감을 얻는다면, 서울로서는 든든한 공격자원 하나를 확실히 확보하는 셈이니 최 감독의 기대는 당연했다.
그러나 윤주태의 슈퍼매치 데뷔전은 아쉬움을 남긴 채 54분만에 끝났다. 전방을 누비며 골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원의 수비진은 단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24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김은선과 부딪혀 눈썹 근처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붕대를 감고 그라운드로 복귀해 투혼을 발휘했지만, 꽉 막힌 공격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결국 윤주태는 후반 9분 에스쿠데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교체된 에스쿠데로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서울의 승리로 끝났지만, 슈퍼매치서 가치를 증명해보이고 싶었던 윤주태 본인에게도, 새로운 공격자원의 등장을 애타게 바랐던 서울에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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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