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척 엄마 김미숙에게 위기가 닥쳤다. 쥐구멍에 볕이 드는가 했는데 알고보니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전조였다.
27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한송정(김미숙 분)의 모습이 담겼다.
베스트셀러인 줄 알았던 자신의 책이 사실은 40권이 채 팔리지 않았고, 금지옥엽 키운 첫째딸 정다애(황우슬혜 분)는 애아빠 강현빈(정만식 분)을 사랑한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가 들어올 테니 당장 집을 비우라"고 독촉했다. 아무리 억척스럽게 세 딸만 보고 살아온 송정이라도 쓰나미처럼 닥쳐온 위기에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송정은 자신의 첫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는 출판사 대표(임하룡 분)가 꾸민 일. 그는 1500권을 사재기했고, 서점 직원과 작당해 송정의 저서를 베스트 셀러로 만들어놨다. 송정은 책 판매대금, 원고료를 정산받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한 푼도 받을 수 없었다. 심지어 이미 세 딸 다애, 정다정(박세영 분), 한다인(고우리 분)에게 "엄마가 베스트셀러 작가"라며 실컷 자랑을 해놨던 터. 이제와 물릴 수도 없는 말을 수습하기 위해 송정은 홀로 가슴앓이를 했다.
문제는 팬사인회에서 터졌다. 문제의 출판사 대표가 프로모션 차원이라며 잔치가 열리는 호텔 복도에서 무단으로 사인회를 열었다. 이를 몰랐던 송정은 자리를 지켰고, 호텔 대표로부터 '사기꾼'이라는 막말을 들었다. 그것도 다정 앞에서였다. 송정은 울먹이는 다정을 보며 "내 책 내가 홍보하는데 어디면 어때. 여기보다 더한 데라도 갈 수 있지"라며 강한 척했지만 처진 어깨를 숨길 수는 없었다.
송정은 남편 없이 유명인의 자서전 대필을 하며 세 딸을 키웠다. 다애는 약사가 됐고, 다정은 한 중학교의 영양사로 취업했다. 막내딸 다인은 사진학과에 진학했다. 끝난 듯 했지만 여전히 고생문은 활짝 열려있다. 네 모녀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기분 좋은 날'은 억척엄마 한송정과 개성 강한 세 딸이 그려내는 얽히고설킨 좌충우돌 스토리로, 대본은 문희정 작가, 연출은 홍성창 PD가 맡았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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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