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에서 배우 박세영이 그리고 있는 일당백 캐릭터 정다정의 활약이 흥미롭다.
'기분 좋은 날'에서는 엄마 한송정(김미숙 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슈퍼맨 같은 딸 다정이 등장한다. 다정은 착하기만한 언니 정다애(황우슬혜 분)를 대신해 든든하게 엄마 곁을 지키고, 막내동생 한다인(고우리 분)의 철없는 행동과 말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도 다정은 송정을 지켰다. 그는 베스트셀러인 줄 알았던 엄마의 책이 사실은 40권 정도 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출판사 대표의 사재기와 꼼수로 만들어진 자작극이었던 것. 다정은 밑도 끝도 없는 판촉활동에 송정이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 송정 몰래 백방으로 뛰었다.

안타깝게도 송정은 호텔 로비에서 무단으로 진행된 사인회에 참석했고, "사기꾼"이라는 조롱을 들어야했다. 다정은 이 광격을 목격했다. 그는 "듣지도 마"라며 송정을 달래 겨우 호텔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다정은 꾸역꾸역 참았던 눈물을 참아냈다. 송정에 대한 연민이 섞인 눈물에 딸이기에 할 수 있는 괜한 짜증을 더해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현재 송정은 위태롭다. 생애 처음으로 낸 책은 쪽박이 나 원고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확천금을 벌어 세 딸 배불러 입히고 먹이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또 금지옥엽 키운 첫째딸 정다애(황우슬혜 분)는 애아빠 강현빈(정만식 분)을 사랑한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가 들어올 테니 당장 집을 비우라"고 독촉했다. 아무리 억척스럽게 세 딸만 보고 살아온 송정이라도 쓰나미처럼 닥쳐온 위기에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송정은 남편 없이 유명인의 자서전 대필을 하며 세 딸을 키웠다. 다애는 약사가 됐고, 다정은 한 중학교의 영양사로 취업했다. 막내딸 다인은 사진학과에 진학했다. 끝난 듯 했지만 여전히 고생문은 활짝 열려있다. 네 모녀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가족들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신비의 인물 다정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때로 억척스럽다가도 불의 앞에서는 '욱' 하는 대인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이성 앞에서는 부끄러움 많은 여자로 돌변하는 등 다양한 매력이 잠재돼 있는 캐릭터다.
한편 '기분 좋은 날'은 억척엄마 한송정과 개성 강한 세 딸이 그려내는 얽히고설킨 좌충우돌 스토리로, 대본은 문희정 작가, 연출은 홍성창 PD가 맡았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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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