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경기하는 팀들에게 떨어진 지상과제는 7회까지 리드하는 것이다. 7회까지 리드를 당하면 8~9회는 없다. 삼성 불펜을 깨기도 어려울 뿐더러 불펜을 무너뜨려도 삼성 타선이 또 뒤집는다. 그야말로 철옹성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회 얻은 2점을 9회 끝까지 지켰다. 9회 마무리 임창용이 비자책점으로 1점을 허용했지만 역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이 승리로 삼성은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파죽의 130연승을 달렸다. 2012년 5월부터 시작됐으니 햇수로는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기록이다.
▲ 삼성 철옹성, 두 번째 130연승

삼성은 이미 7회 리드시 130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벌써 3년 전 일이다. 지난 2009년 7월16일 대구 두산전부터 2011년 8월18일 문학 SK전까지 7회까지 리드한 131경기에서 무승부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이기며 130연승을 달린 바 있다. 그로부터 3년 만에 다시 130연승 고지를 밟았다. 이번에는 무승부도 없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 당시에는 2년1개월 걸렸는데 이번 기록은 1년11개월2일 만으로 기간도 짧아졌다.
삼성이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패한 건 지난 2012년 5월23일 대구 롯데전이 마지막이다. 당시 경기에서 7회까지 3-0으로 리드하며 여유있게 승리를 가져가는가 싶었지만 8회 권오준이 황재균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9회에는 권혁이 박종윤에게 결승타를 맞고 3-4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그게 삼성이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패한 것이었다. 삼성은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바로 다음날이었던 5월24일 대구 롯데전부터 7회까지 리드한 130경기에서 전승했다.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2012년 5월24일부터 그해 58경기를 모두 이겼고, 2013년 62경기에서도 전승했다. 올해 10경기에서도 패배를 몰랐다. 그렇게 130연승 기록이 완성됐다.

▲ 타팀들과 비교해본 130연승 위대함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나머지 팀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2012년 5월24일 이후로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나머지 8개 팀들의 성적은 709승80패12무로 승률 8할9푼9리. 9할에 근접한 승률이지만, 삼성처럼 100% 승률과는 거리가 멀다.
넥센(93승5패1무·.949)과 두산(109승7패3무·.940)만이 9할대 승률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6개팀들은 8할대 승률이었다. SK(96승11패1무·.897) KIA(93승11패2무·.894) 한화(75승9패1무·.893) LG(92승12패·.885) 롯데(97승16패2무·.858) NC(54승9패2무·.857) 순이다. 7회 리드시 패배는 롯데가 16패로 최다.
삼성 불펜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오승환이 절대 마무리로 뒷문을 완벽하게 책임졌고,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나자 임창용이 돌아와서 뒷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여기에 최정상급 셋업맨 안지만이 9회 마무리 앞에서 8회를 든든히 막아낸 것도 크다. 이 기간 안지만의 홀드는 49개다.
물론 오승환과 안지만도 사람이기에 무너질 때도 없지가 않았다. 이 기간 오승환은 2개, 안지만은 4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래도 삼성은 이겼다. 8~9회 승부를 다시 뒤집은 게 이 기간 동안 14경기나 있다. 올해만 해도 13일 대구 SK전에서 8회초 5실점으로 8-9 역전당했으나 8회말 2득점하며 다시 10-9로 재역전승했고, 24일 대구 LG전에서도 8회 3실점으로 7-8 역전을 허용했지만 9~10회 1점씩 얻어 9-8 끝내기로 이겼다. 삼성 타선의 무서운 뒷심과 집중력도 기록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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