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바로 뒤에 있어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주자가 항상 있어요."
롯데 내야수 황재균은 루이스 히메네스 바로 뒤에서 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주로 하위타선에서 활약하며 3할을 넘는 타율을 유지하고 있던 황재균이지만 SK 3연전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타점이 단 6점에 불과했다.
그리고 25일 사직 SK전에서 황재균은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점을 쓸어 담았다.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 희생플라이, 그리고 솔로포로 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본인의 힘으로 올린 타점이었지만, 만루에서 나온 안타와 희생플라이는 앞에 주자들이 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황재균 바로 앞에 있었던 외국인타자 히메네스의 영향이 컸다. 히메네스는 그날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3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황재균은 "타순은 어디든 상관 없는데 히메네스 뒷자리에 있으면 타점 올리기는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뒤에 있으니까 칠 때마다 주자가 나가있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현재 가장 뜨거운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타율 4할1푼8리(55타수 23안타)에 5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도 11개나 얻어내며 좋은 선구안을 뽐내고 있고 덕분에 출루율은 5할1푼5리에 달한다. 득점권 타율 4할4푼4리, OPS 1.261도 히메네스의 현재 활약상을 잘 보여준다. 아직 15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히메네스는 벌써 2번이나 끝내기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히메네스 뒤에 있으면 좋은 점은 또 있다. 이른바 '우산 효과'다. 강타자 앞뒤 타선에 있는 타자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게 바로 우산 효과다. 황재균은 "투수들이 히메네스랑 상대를 하고 난 뒤에는 많이 힘이 빠진다. 그리고 주자가 나가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일단 나한테 정면승부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도 히메네스의 짝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히메네스처럼 잘 맞는 타자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면 앞이나 뒤에서 잘 받쳐줘야 한다. 히메네스 앞타자는 더 많은 정면승부를 이겨내는 힘이 있어야 하고, 뒤에 있는 타자는 주자가 나갔을 때 홈에 불러들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타순을 짤 때도 이 점을 감안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타점이 많은 선수는 팀에 많은 승리를 가져다준다. 때문에 연말 연봉협상에서 많은 타점은 타자들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어쩌면 히메네스 바로 뒷자리는 이제 롯데 타자들에게 '타점 명당'으로 불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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