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휴식이 부담이었을까. 류현진(27, LA 다저스)가 4승 도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 6실점했다. 류현진은 홈 첫 승과 시즌 4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콜로라도전 역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테이블세터진을 막지 못한 것이 4승 무산의 원인이 됐다. 1번 찰리 블랙몬을 번번이 출루시킨 류현진은 카를로스 곤살레스-트로이 툴로위츠키-저스틴 모어노로 이어진 중심타선을 비교적 잘 막아냈지만 대량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4일 휴식 후 류현진의 호투 여부에도 관심이 쏠려 있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4일 휴식 후에 등판한 통산 16경기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3.74로 5일 휴식에 비해 좋지 못했다. 자신의 모습보다는 평범한 투수의 기록에 더 가깝다 할 수 있었다.
반면 5일 휴식 후에는 10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에이스급 피칭을 펼쳤다. 5일 휴식 후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한국에서의 패턴과 같기 때문에 류현진에게도 익숙했다. 이를 바탕으로 류현진은 5일 휴식 후에 나선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역투를 이어 나갔다. 류현진이 이 10경기에서 책임진 이닝은 66⅓이닝에 달했다.
메이저리그 1~3선발급 투수에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6일 이상의 휴식을 취했을 때도 성적이 좋았다. 류현진은 6일 이상 휴식을 한 뒤 마운드에 오른 10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은 8경기다. 지난해와 올해 시즌 첫 등판인 2경기가 6일 이상 휴식 이후에 등판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4일 휴식과 5일 휴식에 따른 등판 결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애썼으나, 콜로라도 타선에 의해 류현진의 바람은 무산됐다. 이날 다저스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까지 겹치며 류현진은 6실점했고, 4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올라갔다.
에이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4일 휴식 후에도 상대의 득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짧은 휴식 뒤에 찾아온 경기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향후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류현진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이날 경기는 이러한 과제를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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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