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까지 실책을 저질렀다. LA 다저스가 류현진 선발등판 경기에서도 3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메이저리그 최다 실책팀 오명을 썼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다저스의 1-6 패배와 함께 시즌 2패(3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도 2.1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의 투구 자체가 안 좋은 경기였다. 최고 92마일, 평균 88마일에 그친 패스트볼 구속에서 나타나듯 구위가 콜로라도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콜로라도 타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4일 휴식, 낮경기라는 점에서 류현진의 컨디션이 최상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다저스 수비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1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콜로라도 중심타선을 범타로 잡고 실점없이 마친 류현진은 그러나 2회 2사 1루에서 콜로라도 투수 호르헤 델라로사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엄지 부상을 당한 핸리 라미레스를 대신해 다저스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저스틴 터너는 악송구 실책까지 범하며 2·3루 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류현진은 찰리 블랙몬을 시즌 첫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2사 만루에서 브랜든 반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맷 켐프의 수비도 아쉬웠다. 한 번에 공을 잡고 송구 동작으로 넘어가지 못하며 어물쩍대는 사이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실책은 전염병이라고 했나. 5회에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실책을 범했다. 5회 무사 2루에서 반스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더듬었다.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주춤했고, 1루 송구가 반스보다 늦었다. 포구 실책으로 기록돼 메이저리그 36경기 230이닝 무실책 행진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다저스의 두 번째 실책.
계속된 무사 1·3루 카를로스 곤살레스 타석에서는 어이없는 플레이로 추가점을 줬다. 반스가 2루 도루를 시도하자 포수 팀 페데로위츠가 2루로 송구했다. 공을 넘겨받은 다저스 유격수 터너가 반스를 1루로 몰아가는 사이 3루 주자 블랙먼을 놓쳤다. 반스를 태그 아웃시켰으나 블랙먼의 홈 쇄도를 못 막지 못하며 추가점을 허용했다.
6회에는 엉망진창 수비의 절정이었다. 저스틴 모노의 좌측 2루타 때 좌익수 스캇 밴슬라이크의 2루 송구가 빗나갔고, 2루수 디 고든도 원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뒤로 빠뜨렸다. 타이밍상 아웃이 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이어 놀란 아레나도의 좌중간 안타에도 밴슬라이크의 송구가 중계플레이하는 내야수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마운드로 향하며 2·3루 위기가 됐다. 류현진은 포수 뒤로 백업을 들어간 상황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조쉬 러틀리지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기록된 실책은 없었지만 홈런을 맞기 전까지 수비가 너무 엉망이었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에도 다저스는 8회 중견수 켐프가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날 경기 3번째 실책. 올해 26경기에서 2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다실책의 불명예를 썼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은 수비에 다저스가 멍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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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