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를 한 삼성생명이 우승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앰버 해리스(26)의 귀화문제를 매듭지었다. 해리스의 귀화를 허용하는 대신, 국내리그서 외국선수와 같은 지위를 부여한다는 것. 물론 해리스가 실제로 한국국적을 얻으려면 법무부가 최종승인을 해줘야 하는 관문이 남아있다.
해리스가 최종적으로 한국인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삼성생명은 해리스를 포함해 외국선수를 추가로 한 명만 보유할 수 있다. 해리스와 외국선수가 동시에 코트를 밟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얻는 이익은 크다. WKBL은 삼성생명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014-2015시즌에 한해 전체 1순위를 부여받도록 했다. 2라운드 선발은 해리스를 선발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1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외국선수를 뽑을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해리스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기에 선수선발도 매우 용이할 전망이다.
196cm의 장신인 해리스는 2012-2013시즌 삼성생명에서 평균 20점, 1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 정도 파괴력이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리그 최고수준이다. WKBL은 전력불균형을 우려해 외국선수의 재계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2012-2013시즌 최고선수였던 티나 탐슨은 우리은행과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 평균 21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모니크 커리도 KB스타즈와 재계약이 불가능한 상황.
하지만 삼성생명은 '한국인' 해리스를 계속 보유할 수 있다. WKBL은 우수인재 특별귀화선수는 계약 구단의 소속 선수로 소유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특별귀화 선수는 리그 개막 1개월 전에 입국할 수 있는 외국선수와 달리 상시 입국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리스는 마음만 먹으면 1년 내내 한국에 머물면서 계속 삼성생명의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박하나(24)에게 연봉 2억 1100만 원을 안기면서 3년 계약에 성공했다. 박하나는 지난 시즌 6.1점, 2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하나가 다음 시즌 연봉에 어울리는 대활약을 해준다면 삼성생명은 우승후보로 부상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박하나 영입으로 정말로 전력보강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다. 삼성생명은 박하나의 보상선수로 홍보람을 하나외환에 내줬다. 홍보람은 지난 시즌 평균 5.6득점, 2.3리바운드, 3점슛 1.1개를 기록했다. 특히 홍보람은 3점슛 성공률 33.3%로 리그 8위에 올라 21.9%의 박하나보다 나았다. 식스맨 홍보람은 주전이었던 박하나보다 출전시간도 적었다.
다음 시즌 삼성생명의 전력은 해리스와 박하나의 활약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박하나 등 가드진이 분발해준다면 삼성생명의 우승탈환도 전혀 꿈은 아니다.
jasonseo34@osen.co.kr
앰버 해리스 /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