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보니, 저평가 외국인선수 깜짝 대반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9 06: 06

역시 외국인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프로야구 개막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외국인선수들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확대에 따라 등장한 외국인 타자들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루크 스캇(SK) 호르헤 칸투(두산) 에릭 테임즈(NC) 펠릭스 피에(한화) 등 경력이 화려하거나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지만 시즌 전까지만 해도 비관적으로 저평가된 선수들의 깜짝 반란도 놀랍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넥센 비니 로티노다. 로티노는 외국인 타자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낮은 선수였다. 시즌 초반에는 타격 부진으로 타순도 8번에서 9번까지 떨어지더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20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율 3할7푼9리 25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전체 1위. 득점권 타율도 4할4푼4리로 찬스에 강하다. 덤으로 포수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화제를 모으며 1위 넥센의 복덩이가 됐다.

LG 조쉬 벨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홈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벨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메이저리그 커리어 때문에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기대감이 높지 않았지만, 시범경기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시즌 개막 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22경기 타율 3할8리 28안타 7홈런 17타점으로 홈런 1위. 잠실구장에서만 4방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강견을 바탕으로 하는 3루 핫코너 수비도 인상적이다.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도 변변치 않은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선수였다. 하지만 21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25안타 4홈런 17타점 4도루로 공수주에서 안정감있는 모습. 특히 폭넓은 2루 수비로 삼성 내야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1번타자로 나서 2루타 5개 포함 30타수 12안타 타율 4할 4볼넷으로 삼성의 리드오프 고민도 해결했다. 조동찬이 빠진 2루수 자리와 함께 아킬레스건을 치유했다.
경력이나 기록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은 브렛필(KIA)과 루이스 히메네스(롯데)도 우려를 보기 좋게 불식시키고 있다. 필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거듭된 부진으로 평가절하됐지만 시즌 후 언제 그랬냐는듯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9경기 타율 3할6푼2리 25안타 4홈런 12타점으로 KIA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히메네스도 대부분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데다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불안한 시선이 주를 이뤘다. 타격 기술적인 약점도 부각됐으나 1군 데뷔와 함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강렬하게 데뷔하더니 그 기세가 뜨겁다. 15경기 타율 4할1푼8리 23안타 5홈런 16타점 11볼넷으로 OPS가 무려 1.260이다. 펠릭스 호세 향기를 불러일으킨다.
투수로 눈길을 돌리면 저평가된 외국인선수들이 아직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LG 코리 리오단은 지난 26일 잠실 KIA전에서 8이닝 1실점 역투로 첫 승을 신고했지만 5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적응기에 있다. 역시 메이저리그를 밟지 못하고 한국으로 온 한화 케일럽 클레이도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65로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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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노-조쉬벨-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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