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는 미국 진출 이전부터 다르빗슈 유(28, 텍사스 레인저스)와 여러모로 비교되곤 했다. 일본을 대표해 국제대회에서 함께 활약하기도 했던 다나카는 대표팀에서도 다르빗슈를 잘 따르며 미국 진출을 준비한 끝에 결국 지난겨울 양키스와 7년 1억 5500만 달러(약 163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비싼 몸값의 다나카는 처음부터 여러 의혹에 시달렸다. 아직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는 하지만, 일본에서의 혹사로 인해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같은 케이스가 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많았다. 개막도 하기 전부터 양키스가 다나카에게 지불할 몸값이 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다나카는 투구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현재까지 5경기를 치른 다나카는 35⅔이닝 동안 46개의 탈삼진을 잡는 괴력을 뽐내며 평균자책점 2.27로 3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질주 원동력을 마운드에서 찾자면 다나카의 이름이 가장 먼저 언급돼야 할 정도다.

이는 메이저리그 2년 선배인 다르빗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2012년 텍사스에서 데뷔한 다르빗슈는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8로 4승 무패를 거뒀다. 다나카보다 1승을 더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다나카와 비교해 근소하게 낮은 편이다. 다나카는 5번 중 3번을 홈에서 던진 반면 다르빗슈는 홈에서 2경기만 치렀다는 점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데뷔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5⅔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피칭을 한 다르빗슈는 이후 4경기에서 타자들을 압도했다. 다르빗슈는 데뷔전 이후 4경기 동안 27⅓이닝을 던지고 단 4실점(3자책)만 허용했다. 탈삼진 페이스도 점차 좋아졌다.
다나카는 다르빗슈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다르빗슈보다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자신의 몫으로 가져갔다. 다나카가 5경기 동안 7이닝 이상을 버티지 못한 것은 1경기가 전부다. 두 자릿수 탈삼진을 3번이나 해낸 다나카는 탈삼진에 있어서는 다르빗슈의 데뷔 초기를 넘어섰다. 첫 5경기에서 만들어낸 탈삼진은 다나카가 다르빗슈보다 13개나 많다.
많은 이닝을 버틴 것은 다나카였지만, 안정감은 그래도 다르빗슈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다르빗슈의 첫 5경기 피홈런이 1개인 데 반해 다나카는 벌써 5개나 맞았다. 경기당 하나 꼴이다. 아직까지 큰 약점이 없는 다나카지만, 피홈런 만큼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까지 다나카와 다르빗슈 중 누구의 첫인상이 강했는지 논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두 투수 모두 빼어난 피칭을 했고, 세부적으로 나눠서 봤을 때만 부분적으로 한 투수의 우세가 나타났다. 평균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다르빗슈는 이미 리그 전체에서도 에이스로 손꼽히는 선수다. 올해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인 다나카의 경우 다르빗슈와 비교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빅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르빗슈의 길을 따른다는 것은 다나카 또한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메이저리그가 낳은 무수한 장기계약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다나카와 다르빗슈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일이 잦아질수록 빅리그에서 다나카의 존재감도 점점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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