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재학(24, NC) 공을 못 칠까.
이재학은 29일 마산 LG전에서 7⅔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제구가 좋지 않아던 2회만 4피안타 2실점했을 뿐 나머지 이닝에서는 LG 타선을 압도했다. 29일 현재 6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2.34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90%가까이 던지는 이재학의 공을 왜 타자들은 때려내지 못할까.
이재학은 사실상의 투피치 투수다. 29일 경기에서도 투구 수 112개 가운데 직구(56개)와 체인지업(46개)이 91%를 차지했다. 10개 던진 슬라이더는 카운트를 잡거나 간혹 결정구로 던졌다. 23일 문학 SK전에서는 투구 수 109개 가운데 직구(33개)와 체인지업(67개)이 92%를 차지했다. 특히 체인지업은 67개로 전체 투구 가운데 62%를 차지했다. 사실상 체인지업 아니면 직구를 던지는 이재학. 하지만 타자들에게 이재학은 까다롭다.

이재학은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팔 스로윙과 투구 폼이 일정하다. 타자는 같은 투구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과 직구에 당하는 것. 염경엽 넥센 감독은 “투피치 갖고 성공하는 투수들은 궤적이 똑같고 스로윙일 같다”며 “알고도 속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희관도 (사실상) 투피치인데 직구와 바깥쪽 체인지업이 있어 성공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이재학의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나오는 같은 폼 같은 궤적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피치 투수지만 타자가 느끼는 부담감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볼카운트에 따라 타자가 느끼는 중압감이 달라진다”며 “직구와 체인지업 두 개 구종이지만 2S 이후에는 유리한 볼카운트 때보다 타자가 중압감이 크다”고 했다.
김 감독은 “구종이 많은 게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실제 이재학은 스프링캠프 시작 당시 새로운 구종으로 커브를 연마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이외에 커브를 더해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던 이재학은 “커브는 버렸다”며 “커브를 던지면 다른 게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피치 투수 아니다. 슬라이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학은 29일 현재 6경기에서 42⅓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당 7이닝 이상. 특히 5경기에서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를 찍었다. 피안타율은 2할1푼4리. 풀타임 2년차인 올해도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이재학이지만 문제는 없어 보인다. 기록이 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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