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2경기. 프로축구 경기 일정이 아니다. 놀랍게도 매일 열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프로야구 경기 일정이다. 지난해부터 재현된 홀수 구단 체제의 폐해가 한화의 11일간 2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너무도 비정상적이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 롯데전이 우천으로 연기됐다. 지난 24일 대전 두산전을 끝으로 시즌 첫 휴식기를 갖고 4일을 쉰 한화는 그러나 이날 경기마저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5일 연속 쉬었다. 나머지 팀들이 이 기간 동안 4경기씩 치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비교된다.
게다가 한화는 롯데와 주중 시리즈가 끝나면 또 휴식이다. 여기서 4일 휴식이 더 붙는다. 즉 11일 동안 2경기밖에 하지 못하는 일정이다. 9구단 NC의 1군 진입과 함께 시작된 9개 구단 홀수 체제에서 우려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지난해처럼 불규칙한 일정으로 비정상적인 상황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KIA가 7월4일부터 22일까지 19일 동안 고작 4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올스타 브레이크와 휴식기 그리고 5차례 우천 연기가 겹치며 5일에 한번 꼴로 경기했다. 같은 해 SK도 7월12일부터 25일까지 14일 동안 올스타 브레이크와 휴식기·우천연기로 겨우 3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올해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된 한화 김응룡 감독도 난감한 표정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인기가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어린이 날에 경기를 못하게 하니…"라는 농담을 하면서도 "우리한테 안 좋은 것이다. 20일 정도 경기하고 쉬는 건 몰라도 이렇게 자주 쉬는 것은 선수들에게 좋을 게 없다"며 답답한 표정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줄곧 9개 구단 홀수 체제에 대한 비판했다. 김 감독은 "하루빨리 10개팀 체제가 돼 정상적인 야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경기와 투수 로테이션이 가능하다"며 "야구는 많이 쉬면 안 되는 스포츠다. 쉬지 않고 계속해야 한다. 매일 야구를 기다리는 팬들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야구가 갖는 연속성과 특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야구의 매력은 매일 경기하는 것이다. 5인 선발 로테이션도 정상적인 야구에서 비롯된 체계다. 그러나 홀수 구단 체제로 1개 구단이 쉬게 됨에 따라 이 같은 야구의 특성이 흔들리고 있다. 선발투수를 구원으로 빼는 것도 가능하다. 한화도 롯데와 남은 2연전에 선발 송창현을 구원으로 불펜 대기시킨다.
한 야구인은 "애초에 9~10구단을 함께 만들어 1군에 같이 올라오게 해야 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도 신생팀 2개를 한꺼번에 만들어서 들여보낸다"며 "윗선에서 야구를 잘 모르고 급하게 일처리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초부터 예고된 문제였던 것이다.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다시 짝수 구단 체제로 운용된다. kt의 1군 진입과 함께 10개 구단이 돼 '나홀로 휴식기'가 사라진다. 선발투수의 구원 투입과 휴식기에 따른 유불리는 올해까지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홀수 구단 체제는 결코 프로야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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