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마운드 밖에서도 에이스급 선행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4.30 06: 17

29일 잠실구장 내 두산 베어스 사무실 입구 앞에는 막대풍선을 비롯한 단체 응원용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최근 세월호 관련 소식으로 인해 응원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기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의문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풀렸다. 이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준비한 것들이었다. 니퍼트는 지난해부터 자비를 들여 소외계층 아동을 정기적으로 초청해왔다. 이날 보였던 용품들 역시 모두 니퍼트가 어린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지난해 4월 19일부터 시작된 니퍼트의 선행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2011년부터 한국에서 뛰며 뛰어난 기량과 훌륭한 성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니퍼트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소외된 계층의 아동들을 야구장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이에 구단은 평소 결연되어 있던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니퍼트가 어린 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

니퍼트는 자비로 홈경기 입장권은 물론 유니폼, 모자, 사인볼, 응원용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구단은 입장권을 지원하기도 하고 용품 제조사에서는 할인된 가격에 용품을 제공하며 니퍼트의 선행을 도왔다.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니퍼트의 도움으로 야구장 나들이를 한 어린이는 1000여 명에 달한다.
자신이 초청한 어린이들이 구단 버스를 타고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니퍼트는 이들을 만나고 자신이 준비한 선물도 직접 전달했다. 1개월 가까이 준비한 행사가 부득이하게 자신의 선발 등판일과 겹칠 경우에는 다른 선수에게 부탁까지 하며 니퍼트는 지금까지 항상 같은 마음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정성을 쏟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니퍼트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초청 행사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니퍼트의 뜻을 함께하고 있는 구단도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번 넥센과의 홈 3연전에 각각 500명씩 총 1500명의 소외계층 관중들을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4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니퍼트를 두고 팬들은 외국인 선수가 아닌 그냥 두산 선수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선행을 보면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라는 사실은 새삼 더 놀라워진다. 국가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는 시기에 마운드 밖에서도 에이스급 선행을 보이는 니퍼트는 이래서 한국형 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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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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