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4월의 저주’다. 울산이 지독한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울산은 30일 오후 7시 30분 숭실대를 상대로 FA컵 1라운드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팀 울산의 압승이 예상돼야 맞다.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울산이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4월에 치른 8경기서 3무 5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선두경쟁을 했던 K리그에서 어느새 5위(4승 3무 3패, 승점 15점)까지 주저앉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성적은 더 처참하다. 2012년 ACL 챔피언 울산은 구이저우((1-3), 웨스턴 시드니(0-2), 가와사키 프론탈레(1-3)에게 3연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심지어 27일 챌린지에서 올라온 상주에게도 0-1로 뒤지다가 후반 37분 터진 극적인 만회골로 간신히 비겼다.

내용을 살펴보면 더 형편이 없다. 무엇보다 수비조직력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울산은 4월에 치른 8경기에서 13골을 허용했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보유하고도 경기당 1.6골을 먹었다. 선수들 간에 협력수비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울산은 8경기 중 4경기에서 2실점 이상을 했다. 이래서는 숭실대를 상대로 무실점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공격진의 부진도 심각하다. 8경기에서 5골로 화력이 크게 떨어진다. 무득점에 그친 무기력한 경기도 절반인 4경기다. 원톱 김신욱은 지난 4월 29일 서울전에서 두 골을 넣은 뒤 8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3경기에서 울산이 연속 득점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나온 만회골이라 힘에 부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만약 울산이 숭실대를 잡지 못하면 4월에 치른 9경기를 무승으로 끝내야 한다. 이러면 5월에 남은 K리그 제주, 부산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울산은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에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 K리그 선두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울산에게 얼마든지 기회는 있다. ACL에 탈락한 울산은 이제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다. 빡빡한 스케줄로 인한 체력저하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울산은 홈구장에서 3경기를 치러 한층 여유가 생겼다. 한 수 아래인 숭실대를 대파할 수 있다면, 선수들의 떨어진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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