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SK텔레콤 등 명문 LOL 팀들이 최고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거쳤던 고난의 길을 이제 삼성 LOL팀이 걷는다. 또 다른 '형제의 난'이 시작된다.
질식할 것 같은 '탈수기 운영'으로 정평이 난 삼성 오존과 쓰러질 듯 하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오뚜기 운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 블루가 30일 저녁 7시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핫식스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 대망의 결승전 티켓을 두고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친다.
먼저 1년만에 결승행을 타진하는 삼성 오존은 자타가 공인하는 스노우볼의 대가. 개개인의 능력 뿐만 아니라 정글러 '댄디' 최인규와 서포터'마타' 조세형을 중심으로 전장에 대한 시야장악, 상대를 질식시키는 듯 몰아치는 팀 파이트까지 약점을 찾기 힘든 팀이다.

특히 시즌에 앞서 '다데' 배어진을 블루로 보내면서 받은 '폰' 허원석과 한 시즌을 거치면서 자리를 잡은 '루퍼' 장형석이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내면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다가 팀의 주포인 '임프' 구승빈이 완벽하게 살아나면서 '롤챔스' 최초 3회 우승을 노렸던 SK텔레콤 K를 8강에서 침몰시켰다.
오존과 맞붙는 형제팀 블루는 이름값에서 오존에 밀릴지 모르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팀이다. 비시즌 최강팀이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가지고 있던 시즌 전 '폰' 허원석 대신 '다데' 배어진을 영입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한 방 집중력을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때마침 '다데' 배어진이 선호하는 챔피언들이 다시 상향되면서 블루의 상승세에 더욱 가속도가 붙은 상황. 배어진은 자신이 집중 견제 당했던 프로스트와 8강전서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경기력으로 펄펄 날면서 블루의 첫 '롤챔스' 4강행을 견인했다.
배어진 뿐만 아니라 그동안 경험 부족으로 약점을 보였던 하단 공격수 '데프트' 김혁규와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도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되는 상대다.
객관적으로 오존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형제팀 사이의 내전이라 승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우선 그간 비슷한 상대 전적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오존과 블루는 그간 다섯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롤챔스에서는 1승 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WCG 2013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함하면 블루가 3승 2패로 앞서 있는 상황이다.
온게임넷 이현우 해설위원은 "여러 가지 기존의 데이터를 놓고 보면 열에 여덟은 삼성 오존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번 언급했듯이 내전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전력은 오존이 위지만 전적은 블루가 앞서고 있다. 예측하기 어렵지만 삼성 블루가 3-1 승리할 것 같다"며 "미드 라이너들간의 승패가 경기 승패를 판가름 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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