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고정된 이미지, 가끔 감옥같아..깨고 싶었죠"[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4.30 13: 29

흔히 봐오던 배우 송승헌이 아니었다. 아직 그 본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살짝 맛본 영화 '인간중독'에서 송승헌은 데뷔 후 처음으로 베드신을 소화한다. KBS 2TV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에서 자상하고 로맨틱하기만 했던 그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번엔 '격정적'이다.
본인은 틀을 깨고 싶었다는 말로 '격정적'으로 변신한 이유를 설명했다. '송승헌'하면 떠오르는 그 고정적인 이미지가 가끔은 감옥같던 때도 있었다며 연기적 변신과 이에 대한 갈증에 대해 털어놨다.
군에서 제대하고 서른살이 넘고 점차 나이를 먹어갈수록 배우로서의 갈증은 커져갔지만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한결 같았다. '부드러운 남자 캐릭터'. '송승헌이 이런 걸 할 수 있겠어?'라는 말이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에겐 감옥과도 같았을 터. 그 누구보다 변신에 대한 갈증이 컸을 때 김대우 감독을 만났고 '인간중독'을 만났다.

- 이번 '인간중독'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 김대우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면서 어떤 감독님일까 궁금했었다. 인간의 본성을 잘 그려내신 것 같아서. 인간이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말도 있지 않나. 인간의 본성을 때론 코믹하게 그리기도 하고 풍자도 하고. 이런 것들을 너무나 잘하시는 감독님이라 궁금했었다. 이후에 감독님 시나리오를 봤을때 기존 작품들하고 분위기는 다르지만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컸었다. 정말 하고 싶었다. 이 작품을 선택한건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감독님에게 맡겨보자' 했었던거다.
- 본인에게 있어서도 이미지를 깨는 도전이겠다.
▲ 그렇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노출이나 베드신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내 입장에선 아무래도 와이프가 있는 남자고 부하의 와이프를 사랑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그런 설정 자체를 처음해보는 거라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겐 모험이었다. 극장에서 보시면 송승헌이 저런 사랑도 해보는구나 생각하실 것이다.
 
- 19금 연기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은 없었나.
▲ 고민이 왜 없었겠나. 예전같았으면 전혀 자신이 없을 작품이다. 서른이 넘어가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들을 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내가 정해놓은 선 안에서만 움직였던 것 같다. 고정된 이미지 안에서만 작품을 고르고 내 스스로 막았던 벽들이 나한테 감옥처럼 다가오는 느낌도 받았었다. 많이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역할도 해봐야 돼라고 이야기하면 '그래야죠'라고 답은 하지만 항상 내 기준 안에서 움직였던 것 같다. 그런 걸 깨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보는게 좋지 않겠나(웃음). 지금와서는 '인간중독'을 끝내놓고 보니 그 어떤 작품보다 홀가분하고 배우로서 짊어지고 왔던 무게, 쌀가마니 같던 짐을 내려놓는 느낌이 들었다. 더 다양한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기는 요즘이다.
- 김대우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 감독님 자체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분이다. 나는 저런 인격이 언제 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다. 나는 욱할 때도 있고 다혈질이기도 한데 감독님은 그런 것들을 포용하신다. 선장이 다 이야기 안해도 저절로 굴러가는 현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게 액션을 하지 않는데도 감독님 따라서 움직일 수 있게 되다보니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사실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땐 성격도 안 좋아보이고 까탈스럽겠다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의 디테일함에 놀랬고 인품에 또 놀랬다.
- 이번 작품으로 연기 갈증을 해소했는지.
▲ 내가 사실 예전에 드라마로 데뷔했고 그간 캐릭터가 너그러운 남자, 자상한 남자 아니었나. 서른살이 넘어가면서 남자 냄새가 난다고 하는 캐릭터를 시도도 해보고 거친 밑바닥 인생도 살아봤는데 사람들은 '송승헌은 부드러운 남자'라고 생각들 하시더라. 그런 이미지가 센 것 같다. 물론 그런 이미지도 좋지만 배우로서는 저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데, 그런 것들 잘 할 수있을 것 같은데 '송승헌은 안 어울리잖아' 선을 그어놓고 생각하니까 그런 걸 깨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 노출도 감행했다.
▲ 노출에 대해선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갔다. 나중에 감독님이 믿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 호흡을 맞춘 임지연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인가.
▲ 그 친구가 모르는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다. 배우는 화면에서 빛나는 게 맞는건데 실제 임지연은 그 나이 또래 그 아이같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자신은 모르는 것 같은데 매력적으로 보인다. 정말 축복받은거다.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분명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처음이니까 감독님의 연출을 흡수하는게 스펀지 같았다. 나는 신인 때 이랬을까 생각도 많이 하게 되더라. 앞으로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착한 심성을 가진 친구다. 나는 그간 여배우들을 하도 많이 봐서 아무리 착한 척 내숭을 떨어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착하고 되바라지지 않았다. 계속 그런 순수한 그 느낌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 송승헌이 정의하는 사랑이란?
▲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느낌을 나도 느껴봤었고 누군가를 사랑할때 그 사람과 헤어질때 가슴 아픔을 느껴봤기 때문에 그걸 못 느껴 본 사람은 불행한 것 같다. 그 느낌을 알기 때문에 감독님이 말한, 그 사람없으면 숨쉬지 못할 것 같다는 것에 공감한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는 운명적인 사랑이 있겠지 기다리는 편이다. 주위에선 결혼은 왜 안하냐 하는데 나는 인연이고 운명이면 만나겠지 라는 주의다(웃음). 그리고 내 자신이 확 빠지고 꽂히지 않으면 움직임을 안하는 타입이라 괜찮은데 만나볼까 이렇게 생각해서 움직여본 적이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을 표해서 만남을 가져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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