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난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처럼, 줄부상으로 1·2군 포수가 부족하다. 한 번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안일했고, 결국 올 시즌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LG에 등록된 포수는 5명. 윤요섭 최경철이 1군 엔트리에, 현재윤 조윤준 김재민은 2군과 재활군에 있다. 그런데 최근 현재윤과 조윤준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포수진 중 가장 1군 경험이 많은 현재윤은 5월 복귀를 목표로 했으나 지난 26일 고양과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현재윤의 1군 복귀 날짜에 다시 물음표가 붙었다. 빨라야 올스타브레이크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타율 3할3푼3리로 활약했던 조윤준의 합류시점도 미정이다.
문제는 지난 시즌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도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3시즌에도 LG는 대부분의 포수들이 최소 한 번 이상 부상을 당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4월 24일 내야수 서동욱을 넥센에 주고 최경철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는데, 이후에도 포수진의 줄부상은 끊이지 않았다. 덜 아픈 사람이 진통제를 맞아가며 그라운드에 섰다. 준비 미흡으로 인한 부상투혼이었다.

물론 신고선수까지 염두에 두면, 포수 숫자는 늘어난다. 김창혁 박재웅 이주호 등이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1군 무대에 서기 위해선 신고선수 전환이 이뤄지는 6월 1일이 지나야한다. 당장 1군에선 쓸 수 없는 상태다. 6월 이후 1군에 올라오더라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김창혁과 이주호는 23살, 박재욱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9살이다. 윤요섭과 최경철 중 한 명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트레이드 외에는 포수난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진다.
포수난에 대한 현장과 프런트의 의견은 상반된다. 현장에선 매년 겨울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면서 포수 영입을 주장했다고 하고, 프런트는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현장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타구단 관계자 A는 “LG가 지난해 유망주 타자를 제시하면서 우리 팀의 포수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했고, B는 “LG 투수와 우리 팀의 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맞춰본 일이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는 현장이 카드를 맞춰도 프런트 고위 관계자가 승낙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최경철 트레이드도 그랬다. 최경철을 데려왔을 당시 김기태 감독은 “지난겨울부터 트레이드로 최경철을 영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조용했다가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판이 좀 커지긴 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은 바 있다. 현장이 2012년 겨울부터 넥센측과 최경철을 놓고 입을 맞췄으나, 프런트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프런트 고위 관계자는 30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현장을 존중한다. 지난겨울 포수 보강에 대한 현장 요구는 없었다. 현재윤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5월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현장에서 포수 5명이면 시즌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팀들이 포수 6명을 등록시켜 놓는다. 포수 5명만 명단에 있는 팀은 LG 롯데 KIA 세 팀뿐이다.
LG는 2012년 11월 NC의 보호선수 20인외 특별지명으로 포수 김태군을 보냈다. 오는 11월에는 KT가 각 구단에 20인외 특별지명을 한다. 신생팀 특성상 포수진과 투수진 보강은 필수다. 이대로라면 2년 전과 똑같은 일을 겪고 더 심각한 포수난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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