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더비는 경인더비였다. FC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3라운드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 16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32강) 인천과 경기서 3-2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슈퍼매치에 이어 FA컵 인천전 승리로 시즌 첫 3연승을 거둔 서울은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고, 인천은 10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무승 탈출에 실패했다.
서울과 인천 양팀 모두 주전 선수들을 대거 명단에서 제외했다. 서울은 평소 교체로 기용되던 하파엘이 선발로 나섰고 주전 골키퍼 김용대와 센터백 김주영, 미드필더 최현태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 외에는 모두 1.5군 선수들로 명단을 채웠다. 인천 역시 이석현과 주앙파울로 외에는 대부분의 선수가 바뀌었다.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온 두 팀의 맞대결은 전반 1분만에 심제혁이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분위기로 흘렀다. 프리킥 상황에서 이상협이 올려준 크로스를 심제혁이 머리로 밀어 넣어 그대로 골을 만들며 서울이 이른 시간 1-0 리드를 가져왔다.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터진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서울은 이후 주앙파울로를 앞세운 인천의 공격을 잘 틀어막으며 리드를 지켜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인천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주앙파울로는 서울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위협적으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기회를 엿봤고, 결국 전반 40분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3월 9일 상주 상무와 개막전에서 2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를 기록한 후 9경기 연속 무득점의 늪에 허덕이던 인천의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한 골이었다.
1-1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서울이 후반 1분 만에 정승용의 패스를 받은 고광민의 중거리포로 2-1을 만들며 앞서나갔다. 무득점 악몽을 깨고도 또 한 번 승리를 놓칠 위기에 빠진 인천은 다급해졌고 후반 19분 진성욱의 크로스를 이석현이 골로 연결하며 다시 한 번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다시 2-2 동점을 허용한 서울은 후반 26분 고광민을 빼고 에스쿠데로를, 후반 32분 심제혁을 빼고 강승조를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후반 44분 인천 페널티 박스 안에서 연달아 날린 서울의 슈팅이 모두 빗나가며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서도 두 팀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인천이 연장 전반 서울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며 골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지만 김용대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득점 기회를 놓친 인천은 오히려 연장 후반 5분 만에 이웅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3-2로 패배, 16강 진출의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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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