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데뷔골’ 최용수를 ‘깜놀’하게한 심제혁, FA컵 스타 등극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5.01 06: 45

“요즘 말로 ‘깜놀(깜짝 놀라다)’이라고 하나요. 정말 ‘깜놀’했습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2014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32강) 경기서 라인업을 대폭 수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와 K리그 클래식 일정을 소화하느라 강행군 중인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1.5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상대가 아마추어팀이 아닌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였기에 부담이 없을 수는 없었으나, 최 감독은 망설임 없이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결과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거둔 3-2 승리. 이날 승리로 서울은 ACL과 리그, FA컵을 연달아 치르며 시즌 첫 3연승을 거뒀다.
이날 서울이 거둔 성과는 3연승뿐만이 아니었다. 모처럼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1.5군 선수들은 악바리처럼 뛰는 모습을 보여 최 감독을 만족시켰다. 그 중에서도 최근 최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심제혁(19)은 이날 전반 1분 만에 벼락같은 헤딩골을 성공시키면서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최 감독이 심제혁을 선발로 기용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 감독은 최근 혹독한 일정을 치르며 방전된 선수단의 체력을 충전시키기 위해 대체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할 패기있는 어린 선수들을 찾고 있었다. 100m를 10초98에 뛰었다는 무용담과 웨인 루니를 닮은 뚝심있고 저돌적인 드리블로 ‘구리 루니’라고 불린 심제혁은 배짱 두둑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최 감독의 눈에 들었다.
“우리 유스팀에 이런 선수가 있구나 싶었다. 무슨 소리를 들어도 맨날 웃고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할 줄 안다”고 심제혁을 칭찬한 최 감독의 믿음에 심제혁은 1분 데뷔골로 보답했다. 프로에 와서 처음 나서는 무대에서 1분 만에 벼락같은 데뷔골을 터뜨린 심제혁에게 최 감독은 “그야말로 ‘깜놀’했다. 겁 없는 친구인데 데뷔 경기에서 골까지 넣고,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자기 경기를 하더라. 팀에 좋은 희망을 제공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빠른 스피드와 파워 넘치는 드리블을 장점으로 꼽는 심제혁은 아직 어린 나이만큼 발전할 가능성이 더 많은 선수다. 과연 최 감독을 깜짝 놀래킨 심제혁이 서울 유스의 힘을 보여주는 ‘프랜차이즈 대형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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